케이타는 변함없는데…KB손보 '토종 득점력 빈곤' 딜레마
독보적인 득점 1위 케이타 도울 레프트 공격수 활약 절실
남자 프로배구 2위 KB손해보험이 순항하려면 토종 레프트 선수들의 득점력 제고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KB손보는 18일 최하위 한국전력에 세트 스코어 2-3으로 졌다.
아프리카 대륙 말리에서 온 19세 폭격기 노우모리 케이타(등록명 케이타)가 무려 51점을 퍼부었는데도 토종 공격수들의 득점이 모두 한 자릿수에 머무른 게 패인이었다.
이와 달리 한국전력에선 트리플크라운(서브·백어택·블로킹 각 3개 이상)을 달성한 카일 러셀(30점)과 박철우(23점) 쌍포가 펄펄 날아 질과 양에서 KB손보의 공격을 앞섰다.
세리머니 논란에도 케이타의 득점은 꾸준하다.
8경기에서 345점을 꽂아 득점 부문 부동의 1위를 달린다. 경기당 평균 득점은 43점에 달한다.
한 경기를 더 치러 231점으로 득점 2위에 오른 다우디 오켈로(등록명 다우디·현대캐피탈)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다만, 케이타의 뒤를 받칠 토종 선수들의 공격이 아쉽다.'
한국전력의 승리는 전략이 적중한 결과였다.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경기 전 방송 인터뷰에서 "(블로킹)으로 KB손보의 레프트를 묶고 케이타의 공격 중 2∼3개만 잡아낸다면 반격할 수 있다"고 경기 해법을 내놨고, 실제 그 구상대로 풀렸다.
제아무리 차원이 다른 높이에서 내리꽂더라도 공격이 자꾸 차단당하면 케이타의 힘도 빠진다. 게다가 5세트를 치르면 체력도 고갈된다.
한국전력은 KB손보 레프트 김정호와 김동민의 득점을 14점으로 막았다. 두 선수의 공격 점유율은 나란히 10%에 묶였다.
대신 케이타에겐 1∼4세트 내리 두 자릿수 득점을 내주되 체력이 떨어질 시기를 기다렸다.
마침내 5세트 11-10에서 한국전력 러셀이 케이타의 백어택을 연속으로 가로막아 귀중한 승점 2를 팀에 선사했다.
승부처에서 세터 황택의의 토스는 케이타로 향할 수밖에 없고, 상대 팀은 벽을 견고히 쌓아 케이타 쪽만 봉쇄하면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
KB손보가 시즌 첫 패배를 당한 OK금융그룹과의 1라운드 최종전에서도 양상은 비슷했다.
케이타는 당시 펠리페 알톤 반데로(등록명 펠리페·25점), 센터 진상헌(13점), 레프트 송명근(10점) 등 OK금융그룹 트리오의 합작 점수에 버금가는 46점을 홀로 쓸어 담았다.'
하지만 김정호(11점), 김동민(5점) 등 왼쪽 날개의 득점이 생각만큼 터지지 않아 KB손보는 OK금융그룹에 세트 스코어 1-3으로 졌다.
케이타의 '몰빵 배구' 효과는 대단하다.
패배에 익숙했던 KB손보 선수들이 승리의 자신감을 쌓아가고, 그 덕분에 토종 선수들의 경기력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KB손보도 강팀으로 성장했다.
레프트에서 더 많은 득점이 나오면 KB손보는 강력한 추진 로켓을 장착한다. 케이타를 아끼면서 전체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이상렬 감독은 연구 중이다.
남예지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