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올림픽 중계사고 논란 격화…"외교 결례에 한류에도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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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올림픽 중계사고 논란 격화…"외교 결례에 한류에도 찬물"

한설아 0 입력  / 수정

"인류 공감 가치 심각히 훼손…시사·정치를 단순화하고 웃음코드로만 생각"

박성제 사장 대국민 사과에도 국가 이미지 회복 쉽지 않을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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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MBC가 2020 도쿄올림픽을 중계하면서 여러 차례 부적절한 화면과 자막을 사용한 데 대해 나라 안팎에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해당 사안이 심각한 외교적 결례일 뿐 아니라 국가적 이미지 실추로 한류 산업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MBC는 지난 23일 개회식을 중계하면서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입장하자 그래픽에 체르노빌 원전 사고 사진을 삽입하는 등 부적절한 편집으로 논란을 빚었다.


    또 전날 남자 축구를 중계하면서는 자책골을 기록한 상대 팀의 마리우스 마린 선수를 겨냥, "고마워요 마린"이라는 자막을 노출해 지적받았다.


    MBC는 개회식 중계 후 한국어와 영어로 공식 사과문을 내는 등 수습하려 했지만, 영국 가디언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도 해당 사안을 보도하면서 '국제 망신'을 불러일으켜 비판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에 박성제 MBC 사장이 이날 오후 직접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지만, 이미 국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26일 통화에서 "대한민국이 그동안 대외적으로 호감 있는 국가로 인식됐는데 그걸 상당히 까먹은 측면이 있다. 보통 문제는 아니다"라며 "다만 정부가 검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서 방송사가 전적으로 변명의 여지 없이 사과하는 것 외에 정부가 개입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최근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중심으로 한류 열풍이 거센 가운데 이번 사고가 끼칠 악영향도 우려했다.


    그는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가는 좋은 예가 한국이고, 문화적 소프트파워는 위협적이지 않아 한국에 대한 호감도 큰데 이런 일이 반복되면 쌓아놓은 것들을 까먹을 수 있다"며 "이제는 소셜미디어 때문에 사고가 나도 숨길 수가 없고 전 세계에 퍼진다. MBC가 공영방송으로서 철저한 관리와 운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우크라이나의 가장 비극이었고 고통이 현재 진행형인데 그런 화면을 썼으니 당연히 외교적 결례이고, 한국의 국가 위상이나 이미지 제고에 심각한 타격이 생길 수도 있다"며 "외신에서도 보도해 전 세계로 퍼졌는데, 21세기 복잡한 공공외교 속에서는 경제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류 열풍이란 건 문화 선진국이라는 이미지가 있는 건데 이번 MBC의 잘못은 인류적으로 공감하는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다. 한국 상품 불매운동 이런 것으로 번지면 경제에도 심각한 파급효과를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MBC가 다시 한번 공식적으로 사과 방송을 하고 유튜브 등 채널을 통해 전 세계에 머리를 숙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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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옥 외부 전경


    방송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가 결국 재미와 경쟁만을 추구한 방송 풍토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짚기도 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올림픽 중계를 선거방송 경쟁하듯 쉽고 재밌게, 확실하게 기억에 남게만 준비하려다 보니 이렇게 된 것"이라며 "엘리트 의식을 기반으로 '사람들이 잘 모를 테니 무조건 쉽게 접근해야지' 하는 어쭙잖은 고민으로 접근하다 보니 부작용이 나타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시사나 정치를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것보다 모든 걸 단순화하고 웃음 코드로만 생각하다 보니 문제가 벌어졌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번 사태는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 같다. 여러 건의 사고를 보면 전반적으로 감수성이 현저하게 떨어진 면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설아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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