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두 달 만에 새 책…"아니라고 말할 사람 하나쯤 있어야"
'진보는 어떻게 몰락하는가' 출간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지난 8월 하순 '조국 사태'를 비판적으로 분석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출간 이후 두 달 만에 새 책을 냈다. 이번에는 5명 공저 형태가 아닌 혼자서다.
진 전 교수는 오는 11일 출간되는 '진보는 어떻게 몰락하는가'(천년의상상)에서 30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올해 1~7월 한국일보에 연재한 글 27편을 다듬어 정리했다.
출판사 측은 10일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는 조국 사태부터 올해 2월까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었다"며 "이 책은 올해 2월 이후 집권 세력에서 일어난 이상한 일들을 파헤친다"고 소개했다.
진 전 교수는 서문에서 "조국 사태로 진보는 파국을 맞았다"며 "믿었던 정의당마저 그의 임명에 동의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조용히 탈당계를 내는 것뿐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이미 황우석·심형래·조영남 사건을 거치면서 대중에 맞서 싸우는 일에 신물이 난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의혹이 불거질 무렵 "그때만 해도 싸울 생각은 없었다"는 그는 "이번엔 대중의 뒤에 권력이 있기에 아예 싸울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고 표현했다.
그는 "어느 순간 그 광기를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 싸움을 시작하려고 마음먹고 주변부터 정리하기 시작했다"며 학교에 사직서를 내고, 정의당에 탈당계 수리를 요청했다고 책에 적었다. 이후 페이스북 계정을 되살려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한쪽의 비난이 나를 슬프게 하지도, 다른 쪽의 환호가 나를 기쁘게 하지도 않는다"며 "그저 그 모두 진정이라 우겨 말할 때 홀로 일어나 아니라고 말할 사람이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버틸 뿐"이라고 강조했다.
책은 '진리 이후의 시대', '팬덤의 정치', '광신, 공포, 혐오', '민주당의 연성독재', '대통령이란 무엇인가', '진보의 몰락' 등 6개의 소주제로 이루어져 있다. 조 전 장관 의혹에서 시작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을 다룬 내용으로 마무리된다.
296쪽. 1만7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