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자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소녀의 모험…애니 '엔칸토'
▲디즈니 애니메이션 '엔칸토: 마법의 세계' 포스터
이번에도 위기에 빠진 사람들을 구해낸 건 '평범한 소녀'였다.
디즈니의 60번째 애니메이션 영화 '엔칸토: 마법의 세계'는 대대로 초능력을 타고나는 마드리갈 일가에서 유일하게 아무 능력이 없는 소녀 '미라벨'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겨울왕국'에서 안나가 마법 능력자인 언니 엘사를 구하고 왕국에 다시 봄이 오게 만든 것처럼, 미라벨도 맨몸으로 모험을 떠나 가족과 마을을 구한다.
콜롬비아의 어느 마을이라는 배경 역시 독특하다.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을 통해 동남아시아에서 펼쳐지는 모험을 그렸던 디즈니는 이번에는 남미로 야심 찬 발걸음을 옮겼다. 세계 곳곳의 소녀들에게 '걸 파워'를 전하기 위한 시도처럼 보인다.
'주토피아'에서 호흡을 맞춘 재러드 부시와 바이런 하워드가 함께 연출을 맡았다.
영화는 주인공인 미라벨(목소리 연기 스테퍼니 베아트리스)의 할머니 알마(마리아 세실리아 보테로)가 젊었을 때 일화를 보여주며 시작한다. 남편과 결혼해 세 아이를 얻고 평온한 하루를 보내던 알마는 마을에 들이닥친 침입자들 때문에 피난을 가는 신세가 된다. 도망을 다니다 남편이 죽고, 자신마저 위기를 맞는 순간에 알마는 신비로운 촛불을 발견한다. 그때부터 마드리갈 가문 사람들은 일정 연령이 되면 저마다 독특한 초능력을 부여받게 된다. 알마는 가문의 초능력을 마을을 수호하는 데 쓰며 평생을 살아간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엔칸토: 마법의 세계' 주인공 미라벨
음식으로 병을 낫게 하는 엄마, 기분에 따라 날씨를 조종하는 이모, 예지 능력이 있는 삼촌을 비롯해 어디서나 꽃을 피울 수 있는 큰언니, 집을 옮길 만큼 힘이 센 작은언니를 보며 미라벨도 호기심과 기대로 하루하루를 지낸다. 그러나 마법 의식을 치를 때 미라벨은 아무 능력도 받지 못하면서 평범한 소녀로 남게 된다.
실망감을 감추고 겉으로는 밝고 씩씩하게 살아가던 어느 날 미라벨은 집안에서 마법의 힘이 쇠락한다는 사실을 감지한다. 할머니 알마에게 아무리 말해도 들어주지 않자 결국 미라벨은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험난한 여정에 들어간다.
미라벨에게 "넌 존재 자체가 특별하다"고 한 엄마의 말처럼 미라벨은 아무 초능력 없이도 가족에 얽힌 비밀을 하나씩 풀어나간다. 언니들이 초능력에 걸맞은 삶을 살기 위해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고, 엄청난 중압감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쌓였던 열등감과 질투심도 녹는다. '엔칸토'는 미라벨의 성장 영화인 동시에 세상의 모든 평범한 사람에게 '평범해도 괜찮다'고 말하는 위로인 셈이다.
미라벨의 모험을 따라다니는 뮤지컬 OST(오리지널 사운드트랙)는 남미 특유의 열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극을 경쾌하게 끌고 간다. 살사, 삼바, 랩, 팝 등 장르가 다채롭고 중독성도 강해 금방 흥얼거리게 된다. 멕시코 배경의 애니메이션 '코코' 음악을 작업한 제르맹 프랑코가 음악 감독을 맡았다.
오는 24일 개봉.
한설아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