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군 무덤' 진도 왜덕산 세상에 알린 박주언 진도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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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군 무덤' 진도 왜덕산 세상에 알린 박주언 진도문화원장

손화연 0 입력

"매입 건의했지만 방치되다시피 해, 보존·관리방안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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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주언 진도문화원장


400여년 전 명량대첩 직후 만들어진 왜군 무덤은 세상에 어떻게 알려졌을까.

한 향토사학자의 노력이 없었다면 아직도 전남 진도의 한 야산에 묻혀 있을지도 모른다.

'조선 백성이 왜구에게 덕을 베풀었다'는 뜻의 지명을 가진 왜덕산(倭德山) 존재는 2002년에야 바깥 세계에 드러났다.

현재 진도문화원을 이끄는 박주언(77) 원장은 당시 진도문화원 관계자들과 함께 삼별초 전적지 답사를 하러 갔다.

향토사학자로 답사에 참석했던 박 원장은 다른 팀원들이 모두 돌아간 후 안내를 맡았던 고군면 내동마을에 사는 이기수 씨로부터 깜짝 놀랄만한 얘기를 들었다.

이씨는 동네 앞산을 가리키며 왜덕산 얘기를 꺼냈다고 한다.

박 원장은 왜덕산이 뭐냐고 물었고, 이씨로부터 "왜군을 묻어준 무덤이 있는 곳"이라는 말을 듣고 확인 작업을 시작했다.

박 원장은 22일 "이씨 얘기를 듣고 주민들의 족보 등을 확인한 결과 왜덕산이라는 명칭이 있어 확신했다"며 "곧바로 현장을 찾아 무덤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우연한 계기로 의미 깊은 왜군 무덤을 찾았지만 이후 보존 관리에 대해 박 원장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진도군에 왜덕산 매입을 건의했던 그는 "왜덕산은 세계 전쟁사에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휴머니즘이 살아 숨 쉬는 곳"이라며 "한일 관계에서도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는 곳인데도 방치되다시피 하고 있어 관리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는 왜덕산 위령제에 참석하고자 23일 진도를 직접 찾는다.


손화연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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