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AZ백신 접종 유보 잇따라…'혈전 보고' 여파(종합2보)
노르웨이·덴마크·네덜란드 등 유럽 8개국 일시 중단
AZ "안전성 검토 결과 혈전 위험성 증가 증거 없다" 반박
영국 "증거에 따르면 백신이 원인으로 안보여"
보도에 따르면 네덜란드 보건 당국은 이번 결정이 예방조치 차원에서 이뤄졌다면서 심각한 부작용 가능성에 대한 덴마크와 노르웨이의 보고에 기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보건부는 "네덜란드 의약당국은 새로운 정보에 기반, 예방조치 차원에서 추가 조사를 기다리는 동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네덜란드 현지 ANP통신에 따르면 당국의 이번 조치로 4만3천 건의 접종 예약이 취소될 예정이다.
네덜란드 보건 당국은 향후 2주간 29만건 정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었다. 네덜란드가 선주문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천200만회 분량이다.
앞서 노르웨이 보건당국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의료진 3명이 혈전과 출혈, 혈소판 감소 등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증상을 보여 입원해 치료받고 있다고 발표했다.
노르웨이 보건당국은 이들이 보인 증상과 백신 접종의 인과관계를 아직 알 수 없다면서도 이들이 매우 아픈 상황이며 이번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의료진은 모두 50세 미만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 보건당국은 유럽연합(EU)의 의약품 규제당국인 유럽의약품청(EMA)과 함께 조사에 착수했다.
노르웨이에서 심각한 혈전 발생 사례들이 발견된 것과 관련, 아일랜드도 이날 예방 차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을 일시 중단했다.'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주(州) 보건당국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58세 교사 한 명이 이날 오전 사망한 직후 이 교사가 접종한 일련번호 'ABV5811' 백신에 대해 접종을 일시 중단하라는 조처를 내렸다.
앞서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시칠리아에서 'ABV2856'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43세 해군 요원과 50세 경찰관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지난 11일 해당 제조단위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최근 유럽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 일부에게서 혈전이 형성됐다는 보고가 나온 후 접종을 유예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현재 노르웨이와 덴마크, 오스트리아, 아이슬란드, 불가리아 등도 혹시 모를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일부 제조단위 물량 또는 전체물량에 대해 접종을 일시 중단했다.
유럽 밖에서는 태국이 지난 12일 안전 우려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잠시 연기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와 EMA는 백신과 혈전 형성 사이에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사용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영국,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스웨덴 등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이어나가고 있다.
영국은 아일랜드의 접종 중단과 관련해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혈전 형성과 연관성에는 선을 그었다.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우리는 보고를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며 "그러나 수많은 백신이 접종된 상황, 혈전이 자연 발생할 수 있는 빈도를 토대로 볼 때 유효한 증거들에 따르면 백신이 원인이라고 제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혈전 등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 제기되는 데 대해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날 낸 성명에서 EU와 영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은 1천700만여 명에 대한 안전성 검토 결과, 혈전 위험성 증가에 대한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12일 대변인을 통해서도 자사의 코로나19 백신이 혈전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정은이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