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러에 겉으론 외교적 냉정…속으론 경제 유대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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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러에 겉으론 외교적 냉정…속으론 경제 유대 강화

정은이 0 입력  / 수정
"러시아산 석유·가스·농산물 수입 증가, 투자 확대" "내년 3월 中 전인대 후 시진핑, 러시아 방문 계획도"


중국이 러시아에 대해 외교적으로 거리를 두는 척하면서 경제적 유대를 강화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 보도했다.

중국이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 거리두기를 하고 있으나, 결국 '가재는 게 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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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공조 논의하는 중·러 정상

WSJ은 익명의 중국 당국 정책 고문을 인용해 시 주석이 최근 몇 주 동안 러시아와 경제 관계를 더 강력하게 구축하도록 지시했다면서 이런 조치가 서방의 경제적 압력에 직면한 러시아의 생명선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경제 관계 강화 조치에는 러시아산 석유·가스·농산물 수입 증가, 북극에서의 중·러 파트너십 확대, 철도·항만 등 러시아 인프라에 대한 중국 투자 확대 등이 포함된다고 소개했다.

애초 2012년 집권 이후부터 러시아와의 정치·외교·안보·경제 관계 강화를 추진해온 시 주석은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는 '어정쩡한' 태도를 보여와 눈길을 끌었다.

WSJ은 러시아를 겨냥한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경제 대국을 꿈꾸는 중국은 서구의 첨단 기술은 물론 여타 강대국과 긴밀한 관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외교적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짚었다.

여기에 세계적인 고(高)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각국의 공격적인 긴축 통화정책 여파, 그리고 제로 코로나 정책과 부동산 시장 위기 속에서 수개월째 중국이 러시아 감싸기를 자제하는 기색이 역력하다고 덧붙였다.

거슬러 짚어보면 중국의 표정 변화는 뚜렷하다.

작년 말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본격적인 중국 압박에 나설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지난 2월 시 주석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빌미 삼아 중국을 방문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열고 양국 간 '무제한 우정'을 확인시켰다.

둘의 이런 제스처는 중·러 양국이 미국에 맞서 '합동 대응'하겠다는 기세로 읽혔다.

그러나 정상회담 후 귀국했던 푸틴 대통령이 같은 달 우크라이나를 전격으로 침공하는 결정을 내리자 '외견상' 시 주석의 표정은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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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든-시진핑(CG)

실제 지난 3월 시 주석은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화상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면서 러시아와 거리두기를 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에 푸틴 대통령의 방중에 대해서도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초청한 답례였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9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중·러 정상회담에서도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다소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에 무기 지원 등을 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WSJ은 시 주석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반발을 피하려고 러시아에 거리두기를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이 기간에도 중국은 러시아와의 경제 관계를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산 석유·가스 등을 EU 회원국들이 구매 거부하는 가운데서도 이를 할인받아 대거 수입했는가 하면 지금도 제재 차원에서 가격 상한제 시행이 예고된 러시아산 원유를 더 살 것이라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인 스팀슨센터의 동아시아프로그램 선임 연구원 윈 쑨은 "시 주석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염두에 두지 않고 중·러 관계를 강화해왔다"며 "앞으로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WSJ은 중러 양국이 그동안 미국의 영향력 차단에 나서면서 국제질서 재편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달려왔다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파트너십이 서방 제재 속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속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아울러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종료되면 시 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고 이고리 모르굴로프 주중 러시아대사가 밝혔다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 일간 베도모스티는 13일 푸틴 대통령이 시 주석과 이달 말쯤 회담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두 정상이 지난해 연말 때처럼 화상 회담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정은이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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