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뉴스 존망의 기로…대선 뒤 트럼프 지지층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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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뉴스 존망의 기로…대선 뒤 트럼프 지지층 '엑소더스'

제주에비앙 0 입력

'공화당 아성' 애리조나 바이든 승리판정이 결정타
트럼프 "황금알 낳는 거위 잊었다" 배신감 토로
시청자들 갈아타기…지지층, 극우 뉴스맥스TV 인수 타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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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뉴스의 시청률을 견인하는 간판 앵커들. 왼쪽부터 터커 칼슨, 로라 잉그레이엄, 숀 해니티.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가 미국 대선이 끝난 뒤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폭스뉴스가 공화당의 아성인 애리조나에서 조 바이든의 승리를 가장 먼저 예측한 뒤 주요 시청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이 대거 이탈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폭스뉴스가 직면한 이 같은 변화가 '존망의 기로'라고 15일(현지시간) 규정했다.

    신문에 따르면 주요 방송사 중 유일한 보수성향 매체인 폭스뉴스는 그간 평일 저녁 황금시간대에 막강한 시청률을 자랑해왔다.

    닐슨미디어리서치는 지난달 폭스뉴스의 황금시간대 평균 시청자 수를 49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케이블 방송 40년 역사상 최고 기록으로, 같은 기간 2, 3위를 기록한 MSNBC(270만명)와 CNN(240만명)의 시청률을 압도적으로 넘어선 수치다.

    폭스뉴스의 인기를 견인하는 건 트럼프 대통령을 강력하게 옹호하는 간판 앵커들이다.

    닐슨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에는 폭스뉴스의 보수성향 앵커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케이블 뉴스 프로그램 시청자 수 1∼4위를 휩쓸었다.

    앵커 터커 칼슨이 진행하는 '터커 칼슨 투나잇'이 이달 평균 시청자 수 536만 명으로 1위를 차지했고, '숀 해니티 쇼'(숀 해니티 진행·520만 명), '더 파이브'(제시 워터스·410만 명), '잉그레이엄 앵글'(로라 잉그레이엄·400만 명)이 뒤따랐다.

    이들 앵커는 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찬양 일색을 늘어놓으며 지지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최근에는 대규모 선거 부정이 있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근거 없는 주장을 그대로 내보내며 옹호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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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인터뷰하는 숀 해니티 

    하지만 대선이 가까워지며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가 민주당 인사들을 인터뷰하고 자신에게 덜 우호적이라며 불평했다.

    자신을 비방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유세를 방영한 사실 자체에도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급기야 대선 당일 폭스가 미국 주요 언론 중 가장 먼저 경합주 애리조나주에서 바이든이 승리했다고 예측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폭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에 트위터로 "폭스뉴스는 무엇이 그들을 성공하게 했고 무엇이 그들을 거기까지 가게 했는지 잊어버렸다. 그들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잊은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감정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는 모양새다.

    현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폭스뉴스가 공식적으로 부패한 미디어에 합류했다", "그들은 영혼을 팔고 충성심 있는 시청자 수백만 명의 신의를 잃었다"와 같은 지지자들의 게시물이 확산하고 있다.

    일부는 '폭스뉴스 보이콧 운동'을 벌이며 극우 매체인 뉴스맥스나 원아메리카뉴스네트워크(OANN)으로 '갈아탈' 것을 촉구하기도 한다.

    실제로 뉴스맥스TV는 지난 여름까지 약 2만5천 명이었던 일일 평균 시청자 수가 대선 이후 70만∼80만 명 수준으로 급증했다고 닐슨은 집계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가 소유하는 사모펀드업체 '힉스 에퀴티 파트너스'가 최근 뉴스맥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 업체는 투자자들에게 보수층을 겨냥한 방송 네트워크를 확립하겠다고 제안했다.

    다만 향후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폭스뉴스로선 시청률 회복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임 정부라는 '명확한 적'을 향해 공격을 퍼부으면 나서면 보수 시청자들의 호응을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폭스뉴스는 버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 당시 노골적인 비난논조를 유지하며 시청자를 끌어들인 바 있다. 


남예지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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