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투표함·차량투표…미국 우편투표 논란에 거론되는 플랜B
미국에서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우편 투표가 정치 쟁점으로 떠오르자 일부 주가 이를 대체할 다른 투표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선거구역 곳곳에 투표함을 추가로 비치하거나 차량 이동형(드라이브 스루) 투표소를 운영하는 등 논란이 되는 우체국을 우회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NYT는 "우편 서비스 지연에 대한 경고가 나오자 선거 당국자들은 우편투표 전략을 재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당초 올해 미국 대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역대 어느 선거보다 우편투표 비중이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조작 가능성이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내세우며 연일 우편투표 확대에 반대해왔다. 이런 태도는 우편 투표가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인식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루이 드조이 연방우체국장은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우편 분류 기계를 재배치하고 시간 외 근무를 제한하는 조처를 해 '우편투표 방해' 의혹을 사기도 했다. 그는 공화당 거액 기부자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다.
민주당은 이에 반발하며 드조이 국장의 하원 청문회 출석을 요구하고, 하원을 조기 소집해 우체국 운영방안 개편을 막기 위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히는 등 조치에 나섰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다수 국민이 우편투표를 불신하게 됐다는 우려 때문에 여러 곳에서 플랜B를 고안하고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대표적인 대체 방안은 거리 투표함(드롭박스)이다. 우편으로 투표용지를 받은 유권자들은 기표 용지를 다시 우체국에 보내는 대신, 지역 곳곳에 비치된 투표함에 넣으면 된다.
투표 기간 후 투표함은 선거 당국자들이 직접 수거해 집계 작업을 진행한다.
주지사가 민주당 소속인 뉴저지주는 최근 주 내에 거리 투표함 105개를 추가로 비치하겠다고 밝혔다. 코네티컷주, 버지니아주, 펜실베이니아주에서도 거리 투표소를 늘리려 하고 있다.
애리조나주 등에선 차량에서 내리지 않고 기표 용지를 건넬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투표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거리 투표함 확대에도 노골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전날 그는 트위터로 "(거리 투표함 사용 시) 누가 투표용지를 수거하고, 집계 전에 용지에 무슨 작업이 이뤄질까?"라며 부정선거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선거캠프는 지난 6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길거리 투표함을 비치해선 안 된다며 소송을 걸기도 했다.
소장에서 이들은 거리 투표함이 선거 조작 위험을 높여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우편투표 = 사기'라는 트럼프 "대선서 부재자투표 할 것"
성채린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