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도 '코로나 수난'…싱가포르 사파리 사자들도 감염
나이트 사파리서 4마리, 코로나 환자 직원에 전염
"기침·재채기·무기력증"…사람에 코로나 전염된 동물들 사례 잇따라
싱가포르 동물원의 사자들
싱가포르 관광 명소인 나이트 사파리의 사자 4마리가 사파리에서 일하는 직원 때문에 코로나19에 감염됐다.
10일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에 따르면 동물수의청(AVS)은 전날 나이트 사파리의 아시아 사자 4마리 및 싱가포르 동물원의 아프리카 사자 1마리가 주말과 지난 8일 각각 기침과 재채기 그리고 무기력증 등 가벼운 이상 증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시아 사자 4마리에서 검체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AVS는 전했다.
아프리카 사자 1마리에 대한 검사는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나이트 사파리 사자 4마리의 코로나19 감염은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에 노출됐기 때문으로, 이 직원은 이후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으로 판정됐다고 AVS는 설명했다.
코로나19 감염 사태와 관련, AVS는 동물조류법에 따라 나이트 사파리를 운영하는 '만다이 야생동물 그룹'에 아시아 사자 9마리 및 아프리카 사자 5마리 전부를 별도 구역에 격리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여기에는 이상 증상을 보인 아시아 사자 4마리 및 아프리카 사자 1마리도 포함됐다.
AVS는 만다이 그룹측과 긴밀히 협력해 사자들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있으며, 나머지 사자들에 대해서도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다이 그룹측 관계자는 트램을 타고 아시아 사자들을 관람하는 관광 상품은 사자들의 코로나19 양성 판정 이후 중단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에 전염된 사자들이 상태가 좋고 잘 먹고 있어 약간의 치료만 받으면 완쾌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추가 치료가 필요할 경우 소염제와 항생제 처방이 내려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따르면 동물이 사람 간의 코로나 확산에 역학적 역할을 한다는 증거는 없다.
다만 각국에서는 코로나19에 걸린 사람과 접촉한 동물이 코로나19에 전염됐다는 보도가 산발적으로 나오고 있다.
최근 태국의 쭐라롱껀 수의학대는 개 3마리와 고양이 1마리가 코로나19 확진자인 주인으로부터 코로나19에 전염됐음을 확인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덴버의 동물원에서 사자 11마리가 델타 변이에 집단 감염됐다. 감염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9월에도 미국 워싱턴DC의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에서 사자 6마리, 호랑이 3마리가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 때문에 미국 등 일부 국가 동물원은 동물 전용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기도 했다.
한설아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