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조코위 풍자' 벽화에 예술성 논란…까맣게 덧칠
'404:Not Found' 문구 해시태그로 유행…"지도력 부재 비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수도권에 조코 위도도 대통령을 풍자하는 벽화가 등장해 표현의 자유와 예술성 논란이 일었다.'
▲조코위 풍자 벽화(위)와 당국이 까맣게 덧칠한 모습(아래)
18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자카르타 외곽 땅그랑의 공항철도 교각 아래에 조코위 대통령 얼굴이 그려진 벽화가 등장했다.
조코위의 눈 부위에는 '404:Not Found'라는 문구가 적혔다.
지난 주말 벽화를 찍은 사진과 함께 'Jokowi404NotFound'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이 트위터 등 SNS에서 유행했다.
조코위 풍자 벽화 인근 주민들은 "SNS에는 최근에 퍼졌지만, 두세 달 전에 그려진 벽화인데 갑자기 까맣게 덧칠됐다"고 말했다.
땅그랑 경찰 대변인은 지난 13일 우리가 벽화를 지웠고, 해당 벽화를 그린 그라피티 작가를 찾기 위해 목격자 두 명의 진술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국가수반의 얼굴이 조롱, 풍자 방식으로 묘사됐기에 벽화를 지워야 했다"며 "벽화를 다르게 해석할 수 있음을 안다. 하지만, 대통령은 군과 경찰의 통수권자로서 우리(경찰)의 지도자"라고 벽화를 덧칠한 이유를 설명했다.'
▲"조코위 404:Not Found 의미는 방향을 잃었다는 뜻"
온라인에서는 '404:Not Found'라는 문구의 의미가 관심을 끌었다.
이는 클라이언트가 서버에 요청한 자료가 존재하지 않을 때 뜨는 오류 메시지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예술가가 이 메시지를 작품화했고, 티셔츠 등의 디자인으로 활용했다.
'404'라는 숫자를 탈옥수나 잃어버린 물건, 비밀 장소를 지칭하는 용어로, '404:Not Found' 메시지는 예상치 못한 문제 또는 실망감을 표현할 때 쓰이기도 한다.
조코위 벽화를 두고 네티즌들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 방역 실패와 경제 불황, 지도력 부재를 꼬집은 거라는 해석을 내놨다.'
▲"병든 나라에서 억지로 건강하라 한다" 그라피티 덧칠 전·후
인도네시아 정부를 비판하는 벽화는 다른 지역에서도 등장했으며, 역시 당국이 덧칠해 지웠다.
동부 자바 파수루안군에는 고양이 두 마리의 모습과 함께 "병든 나라에서 억지로 건강하라 한다"는 문구가 적힌 벽화를 누군가 그렸다.
파수루안 공공질서국은 지난주 해당 벽화를 노란 페인트로 덧칠한 뒤 "도발적 어조가 적힌 낙서였다. 공공시설을 해치기에 지운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말에는 땅그랑 도로 옆 벽에 "하느님, 배가 고파요"라는 낙서가 등장하자 경찰이 검은 페인트로 덧칠했다.
당시 경찰은 그라피티 작가를 찾아냈지만, 작가가 "정부 정책과 무관한 메시지"라고 주장해 입건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느님, 배고파요"라고 적힌 그라피티 덧칠 전·후
한설아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