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미 고위급 회담 개최 논의…양제츠·왕이 참석할 듯"
홍콩매체, 회담장소로 앵커리지 예상…"바이든 취임후 실무 접촉"
중국과 미국이 고위급 회담 개최를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성사되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후 양국 간 첫 대면 고위급 회담이 된다.
SCMP는 회담 예상 장소로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를 꼽았으며, 중국 측에서는 중국 외교 정책을 총괄하는 양제츠(楊潔篪)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참석할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면서 앵커리지는 양국에서 지리적으로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세계 언론매체의 눈을 피하기 좋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 본토가 아니고 중립적인 이미지의 장소에서 회담을 진행함으로써 미국에 지나치게 양보한 게 아니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SCMP는 다만 장소는 미정이며 회담 관련 세부 사항도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 측에서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SCMP는 이번 회담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 행정부 시절 관계가 벌어진 중국과 미국이 이번 회담을 통해 공동의 의제와 관심사를 확인하고 협력을 모색할 기회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가장 신임하는 두 외교관인 양제츠와 왕이가 참석하는 것은 중국이 중미 관계 복원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은 오랜 세월 알고 지냈고 춘제(春節·중국의 설)에 앞서 지난달 11일 2시간여 전화통화를 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양측은 홍콩과 대만, 신장 위구르 문제를 놓고 공개 설전을 주고 받았다.
하지만 물밑에서는 양국이 긴밀하게 접촉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칭화대 국제안보연구소의 천치(陳琪) 국장은 SCMP에 "양국이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중국과 미국은 실무선상에서 긴밀하게 접촉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 대화를 재개할 것이 확실하다"며 "양제츠와 토니 블링컨이 만난다면 둘은 중미 관계 설정과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대화를 어떻게 재개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얀마 사태와 이란 핵협상, 경제 회복 등과 같은 문제에서 상호 협력을 논의할 수 있으며, 향후 시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의 회담을 위한 조율 작업도 진행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남예지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