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총리 "EU가 승인한다면 러시아 백신도 환영"
'코로나19 백신 공급 부족' 비판 속 러시아산 도입 가능성 시사
"독감처럼 코로나19 백신도 수년간 접종해야 할 수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럽연합(EU)으로부터 승인받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라면 러시아산도 환영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2일(현지시간) 독일 방송 ARD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백신은 EU 내에서 환영받을 것"이라며 다만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총리는 이어 "우리는 오늘 러시아산 백신에 대한 좋은 자료를 읽었다"면서 최근 러시아산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얘기를 나눴다고 강조했다.
지난 21일 메르켈 총리는 백신 규제 담당 기관인 파울에를리히 연구소(PEI)를 통해 EMA의 백신 승인 관련 절차를 돕겠다는 의사를 러시아에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메르켈 총리는 "이 백신이 EMA로부터 승인을 받으면 공동 생산 또는 사용에 관해 얘기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스푸트니크 V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러시아 내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지만 최종 임상시험 단계인 3상의 결과가 나오기 전이어서 효능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이날 이 백신의 예방 효과가 높다는 3상 결과가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랜싯에 실리자, 메르켈 총리도 환영의 뜻을 밝힌 것이다.
랜싯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지원자 2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상에서 스푸트니크 V의 예방 효과는 9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공급과 관련, 메르켈 총리는 미국과 이스라엘, 영국의 백신 접종률이 높지만, 독일은 EU 차원에서 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켈 총리는 이어 올 1분기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의 백신 생산 문제가 해결되고 더 많은 백신 후보가 사용을 승인받는다면 공급 속도는 점점 빨라질 것이라면서 오는 9월 말까지 전 국민에 대한 백신 접종을 마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전날 메르켈 총리는 수도 베를린에서 백신 관련 관계자들과 회의를 가진 뒤 앞으로 수년간 코로나19 백신이 필요할 수 있다면서 "독감 백신과 유사하다. 새로운 변이가 발생할 때마다 다시 백신을 접종해야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남예지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