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만포위 군사훈련 속 대만 기업인 만나 양안교류 강조
중국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회동에 반발해 대만을 포위하고 고강도 무력시위를 벌이면서도 대만 기업인들을 만나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교류를 강조하는 강온 양면 전술을 구사했다.
11일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서열 4위인 왕후닝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은 전날 베이징에서 '양안기업가 정상회의'의 대만 측 대표인 류자오시안 등을 만났다.
왕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 정신과 신시대 당의 대만 문제 해결에 관한 총체적 전략을 전면적으로 관철하고, 대만 문제에 대한 시진핑 총서기의 중요한 지시를 관철할 것"이라며 "양안 관계가 정확한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식 현대화가 전면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양안의 교류와 협력 강화는 동포들의 복지와 중화민족 경제 강화에 유리하다"며 "우리는 대만 동포를 존중하고 사랑하며 대만 동포와 대만 기업이 조국의 발전 성과와 민족 부흥의 영광을 공유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6일에는 장광쥔 중국 과학기술부 부부장(차관)이 대만 스마트폰 제조업체 HTC의 왕쉐홍 회장 등을 만나 양안의 기술 교류 문제를 논의했다.
장 부부장은 "과학기술부는 최근 양안의 과학기술 교류를 촉진하기 위해 많은 정책을 실시했다"며 "대만의 기술기업들이 국가의 질 높은 발전에 융합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은 중국 외교부와 국방부를 비롯해 중국의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외사위원회와 중국 공산당 중앙 대만판공실 등이 차이·매카시 회동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대응 조치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날이다.
대만을 담당하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8일 오전 "8∼9일 대만 섬을 둘러싸는 형태의 전투 경비순찰과 '날카로운 검 연합훈련'을 계획대로 조직한다"며 군사훈련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대만을 포위하고 미국의 지원을 차단하기 위해 제공·제해권 장악(8일), 중요 목표물 모의 타격(9일), 항공모함 투입(10일) 등 사흘 동안 고강도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대만 독립 세력에 대해서는 한 치의 양보도 허용하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지난 9일 3면 기사에서 차이·매카시 회동을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6면 기사에서는 양안의 오프라인 교류와 인적 왕래를 조속히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오혜주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