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대학, 소설 해리포터에 '젠더논쟁 유발할 수도' 경고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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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대학, 소설 해리포터에 '젠더논쟁 유발할 수도' 경고문 논란

손화연 0 입력  / 수정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 2009년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 시사회에 참석한 영화 주역들 


영국의 한 대학이 해리포터 시리즈를 다루는 수업 안내에서 책이 젠더, 인종, 성 등과 얽힌 논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전 경고'를 달아 현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영국 체스터대학교는 영문학과 신입생 대상 수업인 '문학연구방법론' 안내문에 수업 교재로 쓸 책을 나열하며 말미에 특별히 경고문을 붙였다.

    경고문에는 "이 수업에서 젊은 독자층이 즐겨 읽는 몇몇 작품을 골라 연구하지만 젠더, 인종, 성, 계급, 정체성을 둘러싼 다소 어려운 논의가 나올 수 있다"라고 기재돼 있다.

    이 경고문은 해리포터 시리즈 1편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과 수전 콜린스의 '헝거게임', 필립 풀먼의 '황금 나침반' 시리즈 1편 '오로라' 등 세 편의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수업은 고전 작가인 셰익스피어, 샬럿 브론테나 추리 소설가 아서 코난 도일의 작품도 다루지만 이들 작품에는 이런 경고가 없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끈 만큼 작품이 젠더나 인종 등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에 시달려 왔다.

    작중 나오는 마법사들의 혈통을 두고 차별적 언행을 일삼는 악당 볼드모트를 두고는 인종 차별적 함의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헤르미온느라는 여성 주역이 있지만, 그외 다수 여성 인물이 남성에 비해 크게 활약하지 못한다며 성차별적 요소가 있다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이같은 경고문이 성소수자 혐오주의자라는 혐의를 받고 있는 해리포터 작가 조앤 롤링 때문에 붙은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더 크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 해리포터 작가 조앤 롤링 


 롤링은 최근 수년간 성전환 혐오로 보일 수 있는 온라인 발언으로 비판을 받아 왔다.

    앞서 이번 수업의 강사인 리처드 레이히 박사도 성전환과 관련해 롤링이 한 발언을 암시하는 듯한 트윗을 올린 적이 있어 이런 추정에 힘이 실린다는 것이 데일리메일 등 현지 매체들의 주장이다.

    그는 2019년 트위터에 "조앤 롤링이 나와는 그다지 맞지 않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네"라고 썼다.

    이에 대해 대학의 조치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앤드루 브리진 영국 보수당 하원의원은 "이들 작품을 통해 아이들은 인물들이 곤경에 직면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 인생도 그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배운다"면서 "대학들이 이상한 경고문을 붙여 아이들에게서 이런 어려움에서 회복하는 힘을 훔쳐 가려 하다니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체스터대 측은 이 경고문은 수업 전체에 포괄적으로 적용되는 원칙을 의미한 것이지, 단순히 세 책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체스터대 대변인은 "이런 작품들은 연구하는 중에는 갖가지 논란이나 어려움과 함께 인간사의 복잡한 부분에 직면하게 된다. 대학은 이런 논의를 피하지 않고 오히려 장려한다"고 밝혔다. 


손화연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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