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입법원, 블랙핑크 암표 논란에 최대 50배 벌금 법안 통과
대만에서 K팝 걸그룹 블랙핑크의 현지 공연을 계기로 초고가 암표 문제가 불거지자 대만 입법원(국회)이 암표 판매에 최대 50배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16일 연합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입법원은 지난 12일 암표 근절을 위한 '문화창의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여야의 지지로 통과시켰다.
개정안에 따르면 예술·문화공연 입장권을 액면가 또는 정가를 초과하는 금액으로 재판매하면 모두 암표로 간주해 처벌하고, 재판매 성사 여부와는 관계 없이 티켓 액면가나 정가의 10∼50배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또 허위 데이터나 플러그인·매크로 프로그램 등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티켓을 구매하다 적발되면 3년 이하의 유기징역과 300만 대만달러(약 1억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또한 문화부는 3개월 안에 대형 전시·공연행사의 티켓 구매 실명제 실시와 티켓 재판매 거래 플랫폼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 일정 등을 제출하기로 했다.
스저 대만 문화부장(장관)은 앞으로 경정서(경찰청), 형사국, 인터넷 수사 전담팀, 지방 주무기관 등으로 '연합 암표 퇴치팀'을 운영, 암표 단속·근절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부는 암표 판매 신고 포상금을 벌금의 20% 범위 안에서 최고 10만 대만달러(약 433만원)까지 지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제보자 또는 고발자가 자신 이름의 공개 여부와 관계없이 제보를 등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화부는 티켓 구매 대행, 대리 구매를 위한 줄서기 등은 위법은 아니지만, 판매 가격이 액면가를 절대 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집권 민진당의 입법위원(국회의원)들도 예술·문화 행사의 암표 판매가 나날이 심각해져서 콘서트 표의 대량 구매·고가 재판매가 자주 이뤄지고 있어 조건부 실명제 실시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대만 언론은 2018년 이후 지난해까지 5년간 적발된 암표 판매 36건 가운데 18건이 벌금을 부과받았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3월 18∼19일 대만 가오슝에서 열린 블랙핑크 월드투어 콘서트의 암표 가격이 정가의 45배까지 치솟았다.
당시 입장권 액면가는 8천800대만달러(약 38만원)였지만, 암표는 최고 40만 대만달러(약 1천734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26∼27일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열린 슈퍼주니어의 '슈퍼주니어 월드투어-슈퍼쇼 9: 로드' 공연 당시에도 5천800대만달러(약 25만원)인 입장권 가격의 17배인 10만 대만달러(약 434만원)에 암표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언론들은 인기가 높은 K팝 콘서트가 열릴 때마다 암표 판매가 극성을 부린다고 지적했다.
오혜주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