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도시들, 전승절 보안 조치 강화…"우크라 테러 대비"
오는 9일 러시아 전승절에 맞춰 러시아 내에서 우크라이나의 사보타주(고의 파괴 공작)·테러 공격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자 각 지역 도시들이 보안 조치를 강화한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8일(현지시간) 프리마메디아 등 러시아 지역 매체들에 따르면 러시아 서부 탐보프주는 도시 중앙에 있는 레닌 광장에서 여는 전승절 행사를 관중 없이 치르기로 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 참가자 가족이나 명예시민 등 전승절 기념행사에 초청받은 사람들은 신분 확인에 필요한 출입증을 지참하도록 했다.
탐보프주는 또 공식 불꽃놀이 행사를 취소하고 당일 주민들이 불꽃놀이 도구를 사용하는 것도 금지했다.
또 전승절 당일 어린이들은 가급적 집에 머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민들에게 요청했다.
당국은 행사장에 나오지 못하는 대다수 시민을 위해 전승절 열병식 행사를 지방정부 웹사이트나 지역 TV 채널 등에서 중계할 방침이다.
서부 트베리주는 전승절 당일 보안 강화를 위해 무인항공기(드론) 사용 금지 등 조치에 나선다.
특히 주민들에게 비행 중인 드론을 발견하면 장소와 시간, 드론 형태, 비행 방향 등을 지역 연방보안국(FSB) 등에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서부 칼루가주는 행사 당일 경찰관 등의 근무 태세를 강화하고 폭발물 발견 상황에 대비해 관련 전문가들도 당일 근무를 하도록 한다.
우크라이나 접경지 정반대 편에 있는 극동 지역 도시들도 다양한 보안 대책을 마련했다.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시는 전승절 주요 행사가 펼쳐지는 중앙광장으로 통하는 길목 9곳에 금속탐지기를 설치·운영한다.
또 행사 참가 시민들이 호신용 무기나 폭발물, 불꽃이나 연기 등을 만들 수 있는 제품, 식수·주스를 제외한 모든 종류의 액체 등을 소지할 수 없도록 했다.
이밖에 종교나 정치 등 분야에서 공공질서에 반하는 내용 등을 담은 인쇄자료나 배너 등도 가져오지 못하도록 했다.
사할린주 주도인 유즈노사할린스크도 이와 유사한 보안 강화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발레리 리마렌코 사할린주 주지사는 "최고 수준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점검과 예방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지난 3일 우크라이나가 드론으로 크렘린궁 대통령 관저에 대한 공격을 시도했다는 러시아 정부 주장이 나온 이후 보안 문제를 이유로 올해 전승절 열병식 행사를 취소한 지역은 14곳으로 늘었다.
이들 지역 대부분은 수도 모스크바와 인접한 러시아 남부·서남부에 자리 잡고 있다.
다만 러시아 정부는 전승절 당일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계획대로 열병식을 진행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연설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혜주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