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관계사 배임·횡령' 강종현, 공판서 혐의 부인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강종현(41) 씨가 첫 재판에서 관계사 배임·횡령 등의 혐의를 부인했다.
강씨 측 변호인은 19일 서울남부지법 제12형사부(당우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강씨는 (거짓으로) 호재성 정보를 유포하는 등 허위 공시한 사실이 없고, 배임과 관련해서도 고의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각 공시와 그 뒤 주식처분 가액을 보면 허위 공시로 이득을 봤다는 건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빗썸 관계사에서 돈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서는 "출금했다는 사실관계는 인정한다"면서도 "계약서 유무 등을 상세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출금 자체보다는 제반 사항을 더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검찰 압수수색을 앞두고 증거인멸을 지시하고, 차명계좌를 관리하던 직원을 도피시킨 혐의는 인정했다.
다만, 강씨 측 변호인은 "도피와 관련해 상세한 지시를 한 바는 없고 도피자금만 제공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재판에 출석한 강씨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은 채 재판정을 떠났다.
강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빗썸 관계사 대표 조모 씨와 강씨의 지시를 받고 회계 관련 업무를 담당한 조모 씨, 차명계좌를 관리하다 도주한 김모 씨도 이날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의 변호인은 강씨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했을 뿐 고의는 없다면서 형법상 방조에만 해당하고 횡령과 배임 등 혐의는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 등은 2020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빗썸 관계사에서 628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2021년 빗썸 관계사에서 전환사채(CB)를 발행한 뒤 호재성 정보를 유포해 주가를 띄우는 등 사기적 부정거래로 35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이 과정에서 CB를 다시 사들일 수 있는 콜옵션을 저가에 양도하는 배임 행위로 32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
검찰은 강씨 등이 회삿돈을 빼돌린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해 10월 비덴트, 인바이오젠, 버킷스튜디오 등 빗썸 관계사를 압수수색 했다. 강씨는 이를 앞두고 관계사 직원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하고 차명계좌를 관리하던 김씨를 도피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오혜주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