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시위사태 확산에 경기지표 악화
위안화 가치 떨어지고 범중국 증시 하락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악화 일로를 걷고 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서 '제로 코로나'에 항의하는 이례적 주민 시위가 번지면서 중국 경제활동 위축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경제의 발목을 잡던 제로 코로나와 부동산 경기 하강에 대응해 방역 수위 조절과 경기 부양책을 시도하려던 중국 당국이 강력한 암초에 부딪힌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달 중국 경기를 보여주는 8개 선행 지표를 바탕으로 자체 중국 경기 지수를 산출한 결과 1∼7 가운데 3을 기록, 이미 둔화 조짐을 보이던 10월보다도 더 뚜렷한 수축 국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28일 보도했다.
이 지수는 1선 도시의 주택 판매량, 철근 재고, 구리 가격, 중소기업 심리, 승용차 판매, 한국과의 교역 통계, 생산자물가 등을 고려하는데, 이번 달 수치는 4∼5월 도시 전체를 봉쇄했던 상하이의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1선 도시의 주택 판매량은 11월 들어 셋째 주까지 30% 넘게 줄어들었다. 스탠다드차타드가 집계하는 중소기업 심리에서도 내수 비중이 큰 서비스 업종이 2개월 연속 수축해 5월 이후 최저로 나타났다.
애플 아이폰 제조업체인 폭스콘 중국 정저우 공장은 코로나19에 따른 봉쇄와 직원 탈출 등 혼란으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고, 주요 석탄 산지인 산시(陝西)성에서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석탄 생산량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철강도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생산량이 감소한 반면 재고는 연초 대비 50% 이상 늘어났다.
내수뿐만 아니라 대외 교역도 고전 중으로, 이달 1∼20일 한국의 중국으로부터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2.1% 줄었고 한국의 중국 상대 수출액은 30% 가까이 감소했다.
경제분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최근의 코로나19 확산과 그에 따른 통제 강화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지역이 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 당국이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 등 부동산 경기부양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제로 코로나에 따른 불확실성 등으로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의 코로나19 감염과 시위 확산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위안화 가치는 하락하고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시간 이날 오후 12시 29분 현재 역내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7.2044위안으로 전장보다 0.0394위안(0.55%) 올랐다.
홍콩 항셍지수는 2.02% 급락했으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도 각각 1.01%, 0.73 하락 중이다.
한국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0.94%, 1.45% 떨어졌으며,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는 0.62%, 대만 자취안지수는 1.13%, 호주 S&P/ASX 200 지수는 0.41% 각각 내렸다.
손화연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