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우리도 기축통화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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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우리도 기축통화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손화연 0 입력

이재명 후보 TV 토론서 발언…"전경련 보도자료 인용한 것"
전경련, IMF SDR 편입 화폐를 기축통화로 해석하며 "편입 1순위"라는 보도 소개
'SDR 편입=기축통화' 아니라는 반론도…"위안화도 기축통화로 인정 못 받아"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2022.2.21 [공동취재] uwg806@yna.co.kr 

▲ 토론 준비하는 이재명 대선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1일 TV 토론에서 "우리도 기축통화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이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기축통화국과 비기축통화국의 차이를 아느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이 후보는 앞서 국가 부채 비율을 놓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설전을 벌이는 과정에서도 "우리가 곧 기축통화국으로 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도 나왔다"고 했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50.1%)이 상대적으로 낮아 확장 재정의 여력이 있다는 취지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우리나라가 기축통화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이 후보 측 선대위 공보단은 토론 도중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지난 13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인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경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이재명 후보가 인용한 전경련 보도자료 


전경련은 '원화의 기축통화 편입 추진 검토 필요' 제하의 보도자료에서 올해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 집행이사회의 특별인출권(SDR) 검토 과정에서 원화가 SDR 통화 바스켓에 편입될 수 있는 5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GDP 10위·시가총액 9위에 해당하는 한국 경제의 위상, 세계 5대 수출 강국 등이다.

    전경련은 또 원화가 IMF SDR 통화 바스켓에 포함될 경우 시뇨리지 효과(원화의 국제유통 이익) 87조8천억원, 환율 안정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 15조6천억원, 국공채 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 부담 경감 효과 9조4천억원 등 장·단기적인 경제적 효과가 총 112조8천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2021년 실질 GDP의 5.3%에 해당한다. 또 89만2천명의 고용 창출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 자료에는 기축통화를 '국가 간 무역·자본거래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통화로, 달러화,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 위안화 5개 통화를 지칭(IMF 특별인출권 통화바스켓 기준)' 한다는 표현이 나오며, 원화가 IMF 특별인출권 통화바스켓 편입 1순위라는 2015년 11월 블룸버그 보도도 인용했다.
    다만 전경련은 이 자료의 취지가 최근 재정 건전성과 무역 수지 악화 등을 고려해 원화의 IMF SDR 통화 바스켓 편입을 희망하는 차원에서 정부가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SDR에 편입되는 것을 기축통화로 볼 수 있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기축통화는 국제 결제나 금융 거래의 기축이 되는 특정국의 통화를 말한다.

    통상 미국 달러화를 기축통화로 부르는 데는 이견이 없다. 유로화나 엔화까지 기축통화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전경련은 SDR에 편입된 5개 통화를 기축통화로 폭넓게 해석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국제 결제 시장이나 자금 시장에서 충분히 신뢰가 있어서 결제·거래되는 것을 기축통화라고 하는데 보편적인 정의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각각의 주장에 따라 달러만 보기도 하고, IMF SDR 편입된 화폐를 기축통화로 보기도 한다"며 "선을 그을 수 있는 게 아니어서 기준이 명확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발언 역시 'IMF SDR 편입=기축통화'로 전제한 상태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TV 제공>>

IMF SDR에 편입된 中 위안화(CG) 


SDR은 IMF가 가맹국의 준비자산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1969년 창설한 국제준비자산이다. IMF 회원국은 외환위기 등에 처했을 때 SDR을 필요한 실제 통화로 교환할 수 있다.

    현재 SDR 바스켓을 구성하는 화폐는 미국 달러화,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 등 5개로, IMF는 5년마다 통화 바스켓 구성을 다시 결정한다.

    중국 위안화는 2016년 10월 1일자로 SDR에 포함됐으며, 편입 당시 '위안화 기축통화 시대' 등의 언론 보도가 잇따르기도 했다.

    반면 SDR은 외환위기 등에 처할 때 담보 없이 인출할 수 있는 권리지 기축통화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허정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부대변인도 22일 논평에서 "기축통화는 오랜 국제 경제 질서와 국가 경제력 규모로 인해 인정받는 것이지 희망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며 "GDP가 미국의 3분의 2 수준인 중국이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기를 희망하지만 인정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한국이 현실적으로 기축통화국 지위를 지니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9년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결제은행(BIS) 주관 전 세계 외환 및 장외파생상품 시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화의 거래 비중은 2.0%다. 미국 달러화가 88.3%로 1위였고 유로화 32.3%, 엔화 16.8% 등의 순이었다. 외환거래는 매입과 매도 양방향으로 일어나는 만큼 통화별 거래 비중 합계는 총 200%로 집계된다.

    전경련 역시 이날 설명 자료를 내고 "원화가 SDR에 편입됐다고 해서 원화 베이스 국채 수요가 곧바로 증가하지는 않기 때문에 국가 재정 건전성 문제는 거시 경제 안정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국제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인식돼야만, 국제 지급·결제 기능을 갖춘 명실상부한 기축통화가 될 수 있으므로 경제 펀더멘털 유지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화연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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