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실물경기 회복 '주춤'…재난지원금에도 소비 감소(종합2보)
거리두기 완화에 서비스업 생산 늘었지만 제조업에서 부진
경기선행·동행지수는 5개월째 동반 상승…21년만에 최장
10월 실물경기가 주춤했다. 생산과 소비, 투자가 함께 증가했던 9월의 반등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서비스업 생산이 늘었지만 제조업이 부진했다. 2차 재난지원금에도 소비는 3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1·2차 확산 이후 경기 반등 분위기가 숨 고르기 국면으로 들어서면서 여러 기저효과에 지표가 일희일비하는 모습이다.
◇ 10월 산업생산 0.0%…서비스업 1.2% 늘었으나 제조업 1.3%↓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全)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 대비 0.0%로 보합을 나타냈다.
전산업생산은 8월 -0.8%에서 9월 2.2%로 반등했으나 10월 보합으로 다시 내려앉았다.
9월에 전산업생산이 2.2%, 소비가 1.6%, 설비투자가 7.6% 동반 증가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서비스업 생산은 한 달 전보다 1.2% 늘었다. 6월 이후 4개월 만에 증가율이 가장 높다.
8월 이후 시작된 코로나19 2차 확산이 잦아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가 낮아진 덕분이다. 이 여파로 숙박·음식점(13.3%) 생산이 늘어났다. 이밖에 정보통신(2.6%), 운수·창고(2.6%), 예술·스포츠·여가(13.1%) 등에서도 증가 흐름이 나타났다.
하지만 광공업 생산이 1.2%, 제조업 생산은 1.3% 줄어 서비스업 생산 증가 효과를 상쇄했다.
8월과 9월 2개월 연속으로 호조를 보였던 반도체 생산이 10월에 9.5%, 전자부품이 2.6%씩 줄어든 여파다. 전월 대비로 보는 산업활동동향 지표 특성상 직전 2개월간 지표 호조는 그 다음 달에 기저효과로 작용해 마이너스 압력을 높인다.
9월에 작년 동기 대비 플러스를 기록한 수출이 10월에 다시 3.6% 감소한 영향도 있었다.'
◇ 소비 0.9% 줄며 7월 이후 첫 마이너스 기록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0.9% 줄었다. 7월(-6.0%) 이후 3개월 만의 감소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5.7%) 판매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직전 달이 추석이 있었던 9월이어서 10월 소비지표에 기저효과로 작용한 부분이 컸다. 자영업자·소상공인과 고용취약계층에 선별 지급된 2차 재난지원금도 추석 기저효과를 넘어서진 못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앞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되며 음식·숙박 분야 소비는 늘었으나 음식료품 소비는 감소했다"며 "이에 전체 소매판매지수가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설비투자는 3.3% 감소했다. 8월(-4.3%) 감소했다가 9월(7.6%) 증가했으나 다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건설업체가 실제 시공한 실적인 건설기성은 0.1% 줄었다.'
◇ 경기동행·선행지수는 5개월째 상승…"코로나 따라 등락"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보다 0.4포인트 올랐다.
동행지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동반 상승은 5개월째인데, 1998년 9월부터 1999년 8월까지 12개월 연속 상승한 이후 21년 2개월 만에 가장 긴 연속 동반 상승이다.
안 심의관은 "전체적으로 산업활동동향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등락을 달리하는 모습"이라며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9월 강화됐다가 10월 완화되면서 서비스업은 반등했는데 소비는 줄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김영훈 경제분석과장은 "10월 산업활동은 기저·명절 이동 영향 등으로 일부 지표가 감소했으나 서비스업 생산이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면서 "다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심화되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도 격상되면서 불확실성이 다시 커졌다"고 분석했다.
성채린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