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는 오르고 난방비는 '폭탄'…서민층 시린 겨울나기

홈 > 경제
경제

물가는 오르고 난방비는 '폭탄'…서민층 시린 겨울나기

김현주 0 입력  / 수정
"모조리 올라 월급 남는 게 없어…내복·실내화로 버텨" 실내 온도 낮추고 도시락 먹으며 서민들 '허리띠 졸라매기' 자영업자, 연료비·식재료가격 상승에 "폐업 심정 이해"


PYH2023012511490001300_P2.jpg

▲물가 고공행진


"월급은 그대론데 난방비며 월세, 식비, 교통비까지 모조리 올라서 사실상 남는 게 없네요."

고물가, 고금리에 '난방비 폭탄'까지 겹치며 서민들이 유난히 시린 겨울을 나고 있다.

집 안 보일러를 최소한으로 틀고 내복을 껴입거나 밥값을 아끼려 도시락을 싸서 다니면서 '허리띠 졸라매기'를 해보지만 생활비 부담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PYH2023012512540001300_P2.jpg

                                                     

한파와 함께 찾아오는 난방비 폭탄


◇ 가스 요금 보고 내복 꺼내 입어…"1만원 이하 메뉴 없어져"

"날씨가 너무 추워 난방을 안 할 수는 없고, 온도 설정을 16도까지 낮춰야 하나 고민 중이에요. 집에서도 내복을 입고 실내화를 신어야 할 판입니다."

대전에 사는 직장인 김승래(30)씨는 이달 가스비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김씨는 "이번 달 10평짜리 원룸 난방비가 13만원이 나왔다. 지난달에 7만원이 나와서 놀랐는데 그보다 더 올랐다"며 "7년 동안 원룸에 살면서 처음 보는 액수"라고 말했다.

실내 온도 설정을 낮추고 4∼6시간마다 15분 남짓만 보일러가 돌아가도록 조정기를 설정해봤지만 치솟은 난방비를 줄이기엔 역부족이었다고 했다.

경북 포항에 사는 주부 김모(58)씨는 "작년 말 16만원이던 가스비가 올해는 22만원 가까이 나왔다"며 "잠깐씩 보조 전열 기구를 이용하거나 집안에 햇볕이 많이 들어오게 커튼을 안 치고 내복을 입으며 지낸다"고 말했다.

어린 자녀 2명을 키우는 직장인 최모(45)씨는 "아파트 관리비가 평소 20만원 후반이었는데 지난달 10만원이 더 올랐다"며 한숨을 쉬었다.

최씨는 "방 온도를 0.5∼1도 낮추고 아이들을 재울 때 조끼를 입히고 재우고 있다"며 "내 서재는 아예 냉골로 만들어 놨다"고 말했다.

한국도시가스협회에 따르면 이달 서울 도시가스 소매요금은 1메가줄(MJ·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19.69원으로 전년 동기(14.22원)보다 38.4% 올랐다.


PYH2023012610510001300_P2.jpg


연초부터 취약층 타격하는 난방비와 최강 한파


지난해부터 고공행진 중인 장바구니 물가와 외식비, 교통비, 대출 이자까지 고물가 행진에 서민층 가정의 지갑은 더 얇아졌다.

서울 여의도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정모(30)씨는 "요새는 한 끼에 1만원 이하인 메뉴를 찾기가 힘들다. 직장인이 주로 먹는 돈가스, 파스타, 찌개 등 모두 2천원씩은 올랐다"며 "맘 같아선 도시락을 싸고 다니고 싶다"고 했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직장인 김화인(28)씨는 "(금리가 올라) 전세대출 이자가 20만원이나 올라서 난방비를 아끼려 창문에 '뽁뽁이'를 붙이고, 외식비를 아끼려 점심 약속이 없으면 김밥을 사먹고 있다"고 말했다.


PYH2022121210550001300_P2.jpg


전경련 설문조사…"재료비·인건비 상승에 매출·영업익 12% 감소"


◇ "재료값·난방비 안 오른 게 없어"…자영업자들 직격탄

지난 3년간 코로나19 터널을 지나온 자영업자들의 생활은 더욱 팍팍하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서 1년째 김밥집을 하는 이종석(59)씨는 "작년 이맘때 11만∼12만원이던 가스비가 이달에는 20만원대로 올랐다"며 "집에서야 옷이라도 두껍게 입으면 되지만 가게 손님한테 그렇게 말할 순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씨는 "부추는 작년에 2천∼3천원에서 7천∼8천원으로 오르고, 18L짜리 식용유는 4만원 하던 게 8만원 가까이 한다"며 "안 오른 게 없다. 폐업하는 분들이 이해도 가고 장사를 오래 못하겠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덧붙였다.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일하는 박예솔(27)씨도 "2년 전 이맘때는 20만∼30만원이던 전기요금이 지난달에 45만원이 나와 깜짝 놀랐다"며 "난방비를 아끼려 여는 시간만 히터 2개를 틀어 실내를 데운 다음 1개는 끄고 나머지 1개만 가동한다"고 전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13년째 갈비집을 하는 이모(63)씨는 "지난해 겨울에 70만∼80만원하던 가스비가 이달 100만∼110만원이 나왔다"며 "조리가 끝나면 바로바로 가마 전원을 끄고 냉장 박스도 조금 약하게 가동해 최대한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

0 Comments
글이 없습니다.
반응형 구글광고 등
State
  • 현재 접속자 74 명
  • 오늘 방문자 1,476 명
  • 어제 방문자 1,790 명
  • 최대 방문자 4,183 명
  • 전체 방문자 486,252 명
  • 전체 게시물 0 개
  • 전체 댓글수 0 개
  • 전체 회원수 24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