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파업 화물차 기사 455명 현장조사…미복귀자는 행정처분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발부받은 시멘트 화물차 기사가 운송을 재개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정부는 화물차 기사나 운송사가 업무 재개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 30일 이하 운행정지(1차 불응), 화물운송자격 취소(2차 불응) 등 행정처분에 더해 형사처벌을 위한 고발 조치를 한다는 방침이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업무에 복귀해야 하는 화물차 기사는 총 455명이다. 업무개시명령서를 우편으로 수령한 191명과 문자로 받은 264명이 대상이다.
이들의 업무 복귀 시한은 지난 4일 자정을 기해 종료됐기 때문에 월요일인 이날부터는 운송을 시작해야 한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화물차주가 업무개시명령서를 송달받으면 다음 날 자정까지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국토부는 지금까지 총 791명에게 업무개시명령서를 발부했다.
업무 복귀 기한이 끝나는 화물차주들은 시간이 갈수록 더 늘어나게 된다.
국토부는 명령서를 발부한 순서대로 업무 개시 여부를 확인하는 2차 조사를 할 계획이다.
▲ '화물연대 파업…휘발유 품절'
업무개시명령 발부 이후 물동량이 회복되고 있지만, 산업별 격차는 뚜렷하다.
항만 물동량이 2배 가까이 늘고 시멘트 운송량도 회복 추세를 보이는 반면 정유·철강업계 피해는 확산하고 있다.
국토부는 전국 12개 항만의 밤 시간대(전날 오후 5시∼이날 오전 10시)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1만4천295TEU로 평시의 39% 수준이라고 밝혔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반출입량이 1.9배 증가했다. 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뜻한다.
반출입 규모가 가장 큰 부산항의 밤 시간대 반출입량은 1만2천269TEU로 평시의 48% 수준으로 올라왔다. 역시 일주일 전보다 1.9배 늘었다.
시멘트의 경우 평상시엔 일요일 출하가 없지만, 전날은 긴급 출하 물량 등 2만4천t(톤)이 출하됐다.
그러나 재고가 동난 주유소는 늘어나고 있다.
전날 오후 2시 기준으로 기름이 동난 주유소는 전국에서 88곳이었다.
서울이 34곳으로 가장 많고 경기 20곳, 강원 10곳, 충남 10곳 등이다.
정부는 이르면 6일 국무회의에서 정유 분야 등에 추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가 추산한 집단운송거부 집회 참가 인원은 뚜렷하게 줄었다.
토요일인 지난 3일 참가 인원은 3천700명으로 일주일 전보다 26% 감소했고, 일요일인 4일 참가 인원은 2천500명으로 36% 줄었다.
화물연대는 "정부 여당은 대화를 거부하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매일같이 더 강한 탄압을 예고하며 협박에 나서고 있다"며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에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이 기본권 침해라는 의견을 표명해달라는 진정서를 내기도 했다.
정부가 수송량을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과적을 일시 허용한 데 대해선 "파업을 막기 위해 과적을 종용하는 국토부와 안전운임제로 과적을 줄여 국민 안전을 지키겠다는 화물연대 중 국민을 위협하는 게 누구냐"고 반발했다.
국토부는 과적 차량 임시 통행허가를 통해 기존 최대 적재중량에서 4t을 더 실을 수 있도록 했다. 지난 4일까지 582대의 시멘트 수송용 차량이 임시통행 허가를 받았다.
손화연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