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단체 "서울시 임산부 교통비 지급, 외국인 제외는 차별"
서울시의 임산부 교통비 지원 대상에서 외국인이 배제된 것은 차별에 해당한다며 이주인권단체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임산부 지하철 배려석사단법인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21일 성명을 내고 "서울시는 이달부터 임산부에게 1인당 70만원의 교통비를 지원하기로 했다"며 "교통약자인 임산부는 물론 이들의 가족에게 안정적인 출산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서울시가 세운 지급 기준을 보면 관내에 6개월 이상 주민등록을 한 이들로 제한을 뒀다"며 "문제는 이주여성의 경우 이 기준을 충족했더라도 신청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서울시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대상은 6개월 이상 계속해서 서울시에 주민등록을 둔 임산부이지만, 여기에 외국인은 제외한다"고 공지했다.
이 단체는 "게다가 한국인과 혼인해 이곳에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결혼이주여성도 이 지원에서 배제됐다"며 "이들을 서울시민으로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 외국인 주민 및 다문화가족지원조례를 보면 '외국인 주민과 다문화가족은 주민과 동일하게 시의 재산과 공공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시의 각종 행정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됐다"며 "이번 서울시의 결정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들의 평등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국내에 거주하는 이주민은 200만 명이 넘고 이 중 45%가 이주여성"이라며 "서울시는 이주여성과 다문화가족에 대한 차별을 멈추고 시민의 권리를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홈페이지에 공지된 임산부 교통비 지원 사업 안내문. [홈페이지 캡처]
정은이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