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 속 '나홀로 집에' 아이들…"종일 휴대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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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 속 '나홀로 집에' 아이들…"종일 휴대폰"

한설아 0 입력  / 수정

지역센터 인원 줄자 취약계층 아동 갈 곳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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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방치된 아동(CG) 


"저도 여유가 없다 보니 아이에게는 신경을 거의 못 쓰고 있어요. 종일 집에서 휴대폰만 보고 있는데 걱정입니다."

    서울 강서구의 한 식당에서 홀서빙하는 이모(42)씨는 최근 사장에게 부탁해 퇴근 시간을 2시간 당겼다. 집에 홀로 있는 초등학생 아들 A군(10)의 저녁을 챙기기 위해서다.


    취약계층 아동들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던 A군은 어느덧 한 달째 집에만 머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시작 이후 아동센터 수용 인원을 절반으로 줄이라는 지방자치단체 권고가 내려오자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A군은 자율학습 대상이 됐다.


    한부모 가정이다 보니 이씨가 일을 나가 있는 동안 A군은 집에 홀로 남는다.


    이씨는 16일 "아이가 아직 어리다 보니 혼자서 밥을 잘 차려 먹지 못한다"며 "과자로 때우거나 저녁까지 엄마를 기다리며 굶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학원을 보낼 수 없는 형편에 센터까지 갈 수 없게 되자 방학 공부는 사실상 중단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다 보니 밖에 나가 친구들을 만나기도 어려워졌다. 집에 홀로 방치된 A군의 일과는 유튜브·웹툰 보기가 전부다.


    이씨는 "다른 아이들은 방학 동안 선행학습도 하고 여러 활동도 하는데 우리 아이만 뒤처지는 것 같다"며 "중요한 시기에 종일 휴대폰만 보면서 방치된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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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보는 아동(PG) 


    코로나19로 부모 소득이 줄자 아동센터에 자리가 있어도 아이를 보내지 않는 가정도 생겼다. 센터에 아이 돌봄과 교육을 맡기지 않고 대신 물품 지원을 받아 생계에 보태려는 이유에서다.


    김동순 평택좋은이웃지역아동센터장은 "센터에 나오지 않는 아이들에게는 일주일에 1차례 컵반 같은 반(半)조리 식품들이 지원되는데 최근 들어 이를 받기 위해 아이를 센터에 안 보내는 집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좋지 않은 집은 제공된 음식들을 온 가족이 나눠 먹으면서 버티는 곳도 있다"고 전했다.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가 코로나19 이후 아동 권리 실태 파악을 위해 전국 6개 권역 만 4∼18세 아동과 보호자 약 8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아동 재난대응 실태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소득이 감소한 가정은 35%로 조사됐다.


    소득수준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가정은 그렇지 않은 가정보다 돌봄 공백과 아동 결식 경험 증가 비율이 높았다. 형편이 어려워 사교육이 중단된 경험 역시 다른 가정보다 2∼3배가량 높게 나타났다.


    이봉주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코로나19 같은 재난 상황에서 발생하는 부정적 영향은 저소득층과 아동 등 취약계층에 가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아동 간 생활환경과 교육 격차가 심화하지 않도록 지역아동센터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설아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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