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으니 상쾌" vs "아직은 불안" 노마스크 첫날 엇갈린 반응
이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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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7-01 13:31:43
/ 수정
2021-07-01 13:37:17
청주 중앙공원 어르신들 열 달 만에 맨얼굴로 이야기꽃 피워
"변이종 퍼지는데 방법 없잖아" 길거리 시민들은 여전히 착용
▲ 백신 접종자 노마스크 첫날
"얼마 만에 느껴보는 상쾌함인지…. 체증이 확 풀리는 느낌입니다"
새 거리두기 시행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1일 충북 청주의 중앙공원에서 만난 이모(74)씨는 맑은 공기를 음미하려는 듯 연신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지난달 초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차를 맞고 내달 2차 접종을 앞둔 그는 줄에 매단 마스크를 목에 건 뒤 오랫 만의 편안함을 만끽했다.
그는 "공원에서 커피 마시는 것조차 눈치가 보였는데 이제 그럴 필요 없게 됐다"며 "차츰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씨 외에도 공원 이곳저곳에는 마스크를 벗거나 턱에 걸친 채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는 어르신들이 많았다.
이날부터 시행되는 새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충북에서는 백신을 한 번 이상 맞고 2주가 경과한 경우 노마스크 야외활동이 가능해졌다.
지난해 8월 23일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지 거의 1년만이다.
다만 집회나 공연장, 야구·축구장·놀이공원 같은 실외 시설과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
▲ 백신 접종자 노마스크 첫날
청주 도심 번화가인 성안길 노점상에서 떡갈비를 먹던 조모(35)씨는 얀센 백신 접종자다.
그에게도 이날부터 야외 노마스크 권리가 생겼다.
조씨는 "날씨가 더워 힘들었는데 답답한 마스크를 벗을 수 있어 너무 좋다"며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는 상황이지만, 인적이 드문 곳에서는 가급적 마스크를 쓰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야기를 듣던 노점상 주인도 "그동안 길거리 음식을 먹으면서 눈치 보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오늘은 백신 접종자라며 당당하게 마스크를 벗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대다수 시민들은 아직 불안하다며 마스크 벗기를 꺼리는 눈치다.
화이자 백신 접종자인 김용대(63)씨는 "변이 바이러스가 기세를 떨치는 데 안심할 수 있느냐"며 "아직 접종 순서를 기다리는 가족을 위해서라도 집밖에서는 마스크를 쓰는 게 안전하다"고 불안감을 표했다.
화이자 2차 접종까지 마친 심모(74)씨도 "누가 백신을 맞았는지 분간이 안 되는데 불안해서 어떻게 마스크를 벗느냐"며 "시민들 대부분이 썼는데 나만 벗는 것도 눈치 보인다"고 말했다.
새 거리두기에 편승해 백신 미접종자들이 슬그머니 노마스크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내버스를 기다리던 진모(33)는 "옆에 있는 행인이 마스크를 벗었다고 해서 백신 접종 증명서를 보자고 할 수 있느냐"며 "하나둘 마스크를 벗다 보면 분명 얌체족들이 적잖게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방역당국도 갑작스럽게 경각심이 허물어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아직은 집단면역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여서 야외라도 가급적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며 "다만 2m 이상 거리 유지가 가능하고 인적이 드문 산책로 등이라면 제한적으로 마스크를 벗어도 좋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 백신 접종
이소희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