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형 수송기 3대, 어제 中 선양서 의약품 싣고 가(종합)
▲고려항공 여객기[자료사진]
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 비상사태에 돌입한 북한이 지난 16일 항공편을 통해 중국에서 의약품을 대거 반입해간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국영 항공사인 고려항공 소속 항공기 3대가 전날 오전 중국 랴오닝성 선양 타오셴공항에 도착한 뒤 의약품을 싣고 같은 날 오후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항공기는 화물 중량 50t인 다목적 대형 수송기인 IL-76으로, 북한 내 3대만 있는 북한의 가장 큰 규모의 수송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항공기에 실린 것은 모두 의약품이며, 중국 측 인원은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이 중국에 코로나19 방역 물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된 만큼 중국에서 실어나른 물품은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의약품과 방역물자일 것으로 추정된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에 대한 방역 물자 지원 여부 등에 대해 "중국과 북한은 위기 때 서로 돕는 훌륭한 전통이 있으며 방역은 전 인류가 당면한 공동 과제"라고 답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중국에서 대북 지원 의료 물자를 육로로 운송하는 데는 제약이 많다"며 "신속하게 대량의 물자를 운송하기 위해 항공기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단둥은 지난달 25일 봉쇄됐고, 나흘 뒤인 29일 북중 화물열차 운행도 중단했다.
북한 내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안 등 중국의 접경 도시들은 방역 통제를 강화, 외지인 진입을 금지한 상태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한 번에 충분한 물량을 수송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추가 운항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2020년 1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육로를 봉쇄하고, 여객기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북한 항공기가 선양 타오셴공항에 온 것은 2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가운데 16일 북한 인민군이 평양시내 모든 약국에 긴급 투입돼 24시간 약품 수송·공급 작업에 돌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별명령'에 따른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정치국 협의회를 주재해 코로나19 관련 의약품이 제때 유통되지 않고 있다고 질타하며 인민군 의무부대를 평양에 투입해 안정시키라고 명령했다.
한편 통일부는 16일 의약품과 방역 기술협력 지원 등을 위한 남북실무접촉 제안을 담은 대북통지문을 발송하려 했으나 북측은 끝내 수령하지 않았다.
한설아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