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스캠 예방 행동요령  

지난달 12일. 30대 여성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만난 남자친구에게 1천만원을 보냈다.

    "필리핀에서 20만달러(약 2억3천만원)를 가지고 들어오려다 외환 신고를 하지 않아 세관에 붙잡혔는데 돈을 내야 입국할 수 있다"고 재촉해서였다. 그러나 모니터로만 봤던 '남자친구'는 존재하지 않았다. 통관에 수수료가 필요 없다는 사실을 몰랐던 A씨는 세관에 확인하지 않고 송금했다 피해를 봤다.  

    50대 남성 B씨는 올 초 SNS로 알게 된 한 여성과 결혼을 약속했다. 자신을 주한미군이라고 소개한 이 여성은 지난 7월 26일 "결혼 자금과 예물이 든 가방을 한국으로 발송했는데, 갑자기 세관 통관에 문제가 생겼다"며 통관 수수료를 요구했다.

    B씨가 송금한 1천만원을 받은 여성은 "2천만원을 더 보내라"고 했다. 수상한 낌새를 챈 B씨는 통관절차를 문의하려 세관을 찾은 뒤에야 사기를 당했다는 걸 깨달았다. 물론 여성은 주한미군도 아니었다.

    인천본부세관은 1일 이처럼 세관 통관을 빙자해 관세나 통관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는 '로맨스 스캠'(Romance Scam) 사기가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연애를 뜻하는 '로맨스'와 신용 사기를 의미하는 '스캠'의 합성어인 로맨스 스캠은 SNS 등에서 믿음을 갖게 한 뒤 연애 등을 미끼로 돈을 요구하는 금융사기다.

    사기범들은 주로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을 통해 미모의 이성이나 군인·기자 등 특정 직업을 사칭해 접근한다. 피해자가 관심을 보이면 길게는 수개월에 걸쳐 친분을 쌓은 뒤 갖가지 명목으로 돈을 요구해 가로챈다. 장기간 쌓은 신뢰를 사기에 악용한다는 점에서 금융·정부 기관을 사칭하는 기존 전화 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와 다르다.

    인천세관은 "SNS를 통해 알게 된 누군가가 외국에서 국내로 보낸 물품의 통관과 관련해 금품을 요구한다면 사기일 가능성이 높으니 반드시 세관에 먼저 문의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설아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