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美의전서열 1∼3위 단기간 방한 전례없어…신뢰 증거"
해리스 DMZ 방문에 "北에 강력한 신호 발신하는 것으로 큰 의미" 해리스, 전기차 문제에도 의지 표시…美 "中·대만 논의" 직접 언급도
▲ 대화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외교부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29일 방한에 대해 "미국 정부가 한미동맹에 부여하는 높은 중요성과 신뢰를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라고 평가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방한으로 한미동맹 발전과 양국간 최고위급 교류의 또다른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5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에 이어서 불과 4개월 만에 미국의 (펠로시) 하원의장에 이어 부통령까지 방한하게 됐다"며 "미국 국내 의전서열 1, 2, 3위 인사가 모두 이렇게 짧은 시간에 방한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이 방한 중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는 것은 "북한의 핵무력 정책 법제화, 최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 상황이 더욱 엄중한 가운데 북한에 강력한 신호를 발신하는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도 말했다.
아울러 "해리스 부통령은 평소에도 우리나라와 한미동맹 관계에 대해 관심이 높았고 그래서 방한을 희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현재 한미 간 최대 현안인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 문제에 대해 한국의 우려를 이해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법률 집행 과정에서 한국 측 우려를 해소할 방안이 마련되도록 잘 챙겨보겠다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
미국 재무부는 IRA에 포함된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과 관련한 지침을 연말까지 작성할 계획이다. IRA가 이미 시행에 들어갔지만 한국 정부는 이런 하위 지침에라도 한국의 이익을 최대한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의 언급은 이같은 세부 지침에 한국의 입장이 반영될 방안을 찾아보겠다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다. 한국의 우려에 미국 행정부 최고위층 선에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다만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만 기본적으로 수혜 대상이 된다는 현 IRA 규정은 세부 이행지침으로 바꾸기 어렵고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날 윤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면담에서는 현재 동북아 정세에서 가장 '핫이슈'인 대만해협 등 민감한 이슈도 거론됐다.
백악관은 사후 보도자료에서 "(양측은) 중국과 대만 문제 및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 위한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며 해리스 부통령이 이를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필수적 요소로 강조했다고 언급했다.
백악관이 '중국과 대만' 문제를 논의했다고 적시한 대목이 눈에 띈다.
한국 정부도 그동안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해 왔다. 그러나 대만 문제를 '내정'이라며 민감하게 반응하는 중국의 입장 등을 고려해 중국을 직접 거명하거나, 미국과의 사이에서 중국 문제를 논의했다고 공개하지는 않았다.
손화연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