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당선인, 국방청사 집무실-한남동 관저 검토…'용산 시대' 여나(종합)
'광화문 집무실-삼청동 총리공관 관저' 카드와 장단점 분석
'윤핵관' 윤한홍, 실무 주도…외교·국방부·靑경호처 등과 회의서 윤곽잡을듯
▲윤석열 당선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통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서울 용산구 용산동의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용산 미군기지 부지가 공원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국민과 가까운 곳에서 일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려는 것이다.
당초 '광화문 정부청사 집무실-총리공관 관저' 마련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방부 청사 집무실 카드가 급부상하는 양상이다.
대통령의 동선을 고려할 때, 국방부에 집무실을 두게 되면 대통령 관저로는 용산구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이나 외교부·국방부 장관 공관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안이 확정될 경우 '광화문 시대'가 아닌 '용산 시대'가 개막하는 셈이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1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방부 청사에 집무실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국민에 한발 더 다가가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와 외교부 청사로 이전하는 방안도 아직 선택지에 있다"며 "장단점을 보고 있으며, 아직 어디로 갈지 최종 확정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월 대선 후보로서 국정운영 계획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대통령실은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 구축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당선 이후 비서실 안팎의 이견에 부딪혀왔다.
국방부 청사를 새로 검토하게 된 배경에는 경호 우려라는 현실적 제약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나 외교부 청사와 비교해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고 외부와 차단도 용이해 경호 우려를 덜 수 있다는 계산이다.
기존 청와대를 시민들에게 완전 개방할 경우 그 지하의 벙커를 유지하지 않고, 국방부 청사와 연결된 지하 벙커를 유사시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이점도 함께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애초 윤 당선인 측은 청와대를 비우더라도 지하의 국가위기관리센터를 계속 유지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도발 등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집무실·관저와 가까운 곳에 둬야 하는 시설이다.
▲윤석열 당선인, 인수위 티타임 발언
다만 국방부 이전은 검토 대상이 아니다.
국방부 신청사와 구청사에 남은 공간이 충분해 소폭의 리모델링만 하더라도 집무실 등을 옮기는 데 무리가 없다는 게 윤 당선인 측 자체 판단이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신청사에 입주해 있는 국방부가 공간을 내주고 사이버사령부 등이 있는 구청사나 합동참모본부 청사로 옮기는 방안이 거론된다.
합참은 국방부와 청사를 나눠 쓰든지 관악구 남현동의 수도방위사령부 쪽으로 이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집무실을 광화문에 둘 경우 삼청동 국무총리공관이, 국방부 청사에 둘 경우 용산구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이나 외교부·국방부 장관 공관이 대통령 관저로 각각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공간이 각각 인근에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윤 당선인이 출퇴근하면서 관저와 집무실 사이를 오갈 때 경호를 위해 러시아워 교통을 일시 차단하기 때문이다. 통근길이 멀어질수록 시민 불편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한편,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업무는 '윤핵관'('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의 줄임말)으로 불려온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이 총괄하고 있다.
여기에는 청와대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동을 북악산 기슭에서 도심으로 옮기는 공간 이전 문제뿐 아니라 민정수석실 폐지 등 청와대 운영 시스템 개혁 업무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윤 의원은 대통령 경호처장으로 유력한 김용현 전 합참 작전본부장과 함께 집무실과 관저 후보지들을 직접 방문해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의원은 이날부터 이틀간 국방부, 외교부, 경호 전문가 등과 모여 실무 회의를 열 예정이다. 여기에는 문재인 정부 인사들도 대거 참석해 집권 초 '광화문 시대'를 추진했다 실패한 경험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의 결과를 토대로 이르면 이번 주 안에 구체적인 청와대 이전 방안을 공개하겠다는 게 윤 의원의 계획이다.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기존 직원들이 이사해야 하고 리모델링 공사도 해야 한다"며 "취임 전까지 마무리 지으려면 늦어도 다음 주 초까지는 방안을 확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다음 청와대 조직 개편 등 소프트웨어 개선 작업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설아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