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국대사 11개월 공석에…외교부 "미국도 조기지명 노력"
중국·일본대사는 인준 완료…외교부 '양국 긴장' 보도에 "한미동맹 최상"
▲외교부
외교부 당국자는 20일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주한미국대사 인선이 지연되는 것과 관련해 "미측이 주한 대사의 조기 지명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주한미국대사 인선과 관련, "외국 인사 동향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최근 외교가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주한미국대사 임명이 지연되는 것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한미국대사는 올해 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에 맞춰 전임 트럼프 정부에서 임명된 해리 해리스 전 대사가 이임한 뒤 11개월간 공석 상태다.
올해 7월까지는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대사관 공관차석이 대사대리 역할을 했고, 랩슨 차석 이임 이후에는 후임자인 크리스 델 코르소 공관차석이 대사대리 직무를 이어받아 수행 중이다.
통상 미국 행정부 교체 이후 신임 대사가 부임하려면 후보자 지명 및 상원 인준 절차 등을 거쳐야 해 수개월 이상 공백이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해리스 대사 부임 당시에도 직전 오바마 행정부에서 임명한 마크 리퍼트 전 대사 이임 후 1년 6개월(2017년 1월∼2018년 7월) 동안 주한대사가 공석이었던 전례가 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의 경우 취임 1년이 다 되어가도록 주한미국대사 지명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우려 요인으로 거론된다.
앞서 한국계인 유리 김 주알바니아 대사와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등이 후보자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구체적인 하마평도 잘 나오지 않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해리스 대사 부임 때의 1년 6개월 공석 기록이 아직 깨지지는 않았지만, 당시는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먼저 주한 대사에 내정됐다가 낙마하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소요 기간이 늘어난 측면도 있었다.
한미 간 핵심 채널 가운데 하나인 주한미국대사 부재는 양국의 외교적 소통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미국 NBC 방송은 지난 16일 미국의 전직 당국자 등을 인용해 주한대사 지명이 늦어지는 것이 양국 간 긴장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방송은 한 의회 관계자가 "주한 미 대사에 아무도 지명되지 않고 소문이 도는 대사의 이름조차 없다는 점에서 한국인들은 모욕당했다"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미국 정계에서도 조속한 주한대사 임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최근 방한했던 존 오소프 미국 상원의원은 17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에게 미국을 대표하는 대사를 하루빨리 지명할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에는 니컬러스 번스 전 국무부 차관, 일본에는 람 이매뉴얼 전 시카고 시장을 각각 지명하고 상원 인준까지 받은 상태다. 호주 대사에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인 캐럴라인 케네디를 지명했다.
이는 미국의 아태지역 외교에서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이 감소하는 상황 등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일각에서 나온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에서 전반적으로 대사직 인선이 늦어지고 있어서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 이외에도 영국, 이탈리아, 브라질, 네덜란드, 아세안,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대해 아직 신임 대사를 지명하지 않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동맹은 지난 5월 정상회담을 계기로 포괄적ㆍ호혜적 글로벌 동맹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으며, 양국은 최상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양측의 평가"라고 강조했다.
한설아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