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표 선별복지 실험…서울시, 7월 '안심소득' 첫 지급
"소득 적을수록 더 많이 지원"…내달 28일부터 시범사업 참여 500가구 모집
▲ 오세훈 시장
서울시가 오세훈 시장의 핵심 공약사업인 안심소득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서울시는 안심소득을 '오세훈표 미래복지모델'로 명명하면서 "7월 11일 첫 지급을 시작으로 5년간의 정책실험에 들어간다"고 22일 밝혔다.
오 시장은 "지난 20여 년간 정부와 서울시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등을 통해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우리 사회의 그늘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전환과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세계 인류 복지사의 대전환을 준비해야 할 골든타임"이라고 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시내 121만 저소득 가구의 72.8%(88만 가구)는 복지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작년 한 해에만 저소득 가구 76명이 고독사로 생을 마감했다.
안심소득은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하후상박(下厚上薄)형 소득보장제도로,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하는 기존 복지제도와 달리 재산과 소득 기준을 각각 보기 때문에 선정 절차가 간편하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또 지원 대상 범위와 소득보장 수준을 확대해 취약계층을 폭넓게 지원하도록 설계됐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기준 중위소득 85%(소득 하위 약 33%) 이하이면서 재산이 3억2천600만원 이하인 800가구를 안심소득 시범사업 참여 가구로 선정해 지원할 계획이다.
시범사업 참여 가구는 중위소득 85%와 가구소득 간 차액의 절반을 지원받게 된다. 예를 들어 소득이 0원인 1인 가구의 경우 기준 중위소득 85%(165만3천원) 대비 가구소득 부족분의 절반인 82만7천원(월 기준)을 받게 된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서울시는 3월 28일부터 4월 8일까지 온라인(ssi.seoul.go.kr)을 통해 신청을 받아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 500가구를 선정해 3년간 지원할 예정이다.
지원 대상 가구 선정은 3차에 걸친 '과학적 무작위' 선정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가구 규모, 가구주 연령 등을 고려해 1차로 선정된 5천가구를 대상으로 소득, 재산 조사를 거쳐 1천800가구를 추린 뒤 500가구를 최종 선정한다.
내년에는 기준 중위소득 50∼85% 300가구를 추가로 선정해 2년간 지원한다.
안심소득 시범사업에 투입되는 예산은 3년간 총 195억원이다. 올해 안심소득 시범사업 예산은 지난해 말 시의회에서 서울시 제출안(74억원)보다 39억원 깎인 35억원으로 확정된 바 있다.
서울시는 비교 집단(올해 1천가구 이상·내년 600가구 이상)도 함께 선정해 5년간 안심소득이 지원 대상 가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국내외 학자들과 함께 검증할 계획이다.
또 독일 베를린, 미국 시카고 등 소득보장 실험을 진행하거나 관심 있는 각국의 도시, 연구기관, 학자 등이 참여하는 '세계 소득보장 네트워크'(가칭)를 구축해 안심소득을 세계적인 소득실험으로 추진한다는 게 서울시의 구상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소득보장연구센터와는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단계에 있다고 서울시는 전했다.
오 시장은 "소외되는 사람 없이 서울시민 모두가 자존감을 잃지 않고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미래 복지시스템은 무엇인지 안심소득 시범사업을 통해 국내외 석학들과 함께 그 가능성을 면밀하게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손화연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