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유엔연설 일정 변경 와중에도 한미회담은 예정대로 개최 전망 대통령실, 日총리 '불쾌감' 보도에도 언급 자제…"일일이 확인 안해" 

▲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윤석열 대통령이 20일(이하 현지시간) 유엔 무대 데뷔전인 제77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마무리하면서 관심은 한미·한일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쏠리고 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출국 전 브리핑에서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국, 일본과 각각 양자 회담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뉴욕 체류 시간이 사실상 하루밖에 남지 않은 21일 새벽까지도 회담 일정을 확정 발표하지 않고 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는 윤 대통령의 뉴욕 체류 기간에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각국 정상급 인사들이 연설하는 유엔총회 일반토의 첫날인 20일 연단에 서지 않으면서 궁금증을 자아냈다.

미국 대통령은 유엔총회 일반토의 두 번째 연설자로 나서는 것이 관례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 국내 문제로 뉴욕이 아닌 워싱턴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 연설이 일반토의 둘째 날인 21일로 변경되면서 각국 정상과의 릴레이 양자 회담도 자연히 영향을 받게 된 상황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미 양국이 그간 꾸준히 접촉해온 만큼 한미정상회담은 예정대로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양자 회담이 예정대로 이뤄지면 지난 5월 21일 바이든 대통령 방한 이후 4개월 만이다.

한국으로서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차별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정상 간에 제기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외환시장 안정 방안이 논의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이번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의 최대 관심사였던 한일정상회담을 두고서는 막판까지 '진통'이 계속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은 한일정상회담 개최 여부도 확인하지 않으면서 공개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0일 현지 브리핑에서 '기시다 총리가 한국 측의 일방적인 정상회담 개최 발표에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내용의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에 대해 "일본 보도에 대해 일일이 확인하거나 반응을 보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일정상회담 논의 상황과 관련해선 "공식적으로 더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는 지지율 급락에 직면한 기시다 총리가 국내 보수층을 의식해 한일정상회담 개최에 막판까지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새 정부 들어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해온 한국으로서 익명 관계자를 인용한 일본 언론 보도에 일일이 대응하다가는 회담 개최 자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2년 9개월 만에 한일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그 형식과 결과 등을 놓고 평가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일정상회담은 순방 전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그랜드바겐' 방식을 통한 미래 지향적인 한일관계 해결을 강조한 윤 대통령의 외교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앞서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한일 양국이 정상회담 개최를 "흔쾌히" 합의했다며 약 30분간의 회담이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한일정상회담이 우여곡절 끝에 열리더라도, 양국이 회담 종료 후에 이를 알리는 형식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손화연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