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 모두발언이 1시간 설전으로…미중 알래스카 담판서 극렬대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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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 모두발언이 1시간 설전으로…미중 알래스카 담판서 극렬대치(종합)

min123 0 입력  / 수정

시작부터 비방전 돌변…"세계질서 위협"vs"민주주의 신뢰상실"

블링컨·설리번-양제츠·왕이, 1시간여 '체제비판' 모두발언

"중국이 규칙기반 질서 위협…승자독식·세계불안 우려"

"내정간섭 말라…미국식 민주주의 자국에서도 신뢰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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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알래스카서 고위급 회담 시작하는 미·중 대표단


    미국 알래스카에서 어렵사리 열린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회담은 초반부터 거친 언사가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미국 측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국 측 양제츠(楊潔?)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오후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2+2 회담을 개최했다.


    이번 만남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미중간 첫 고위급 대면 회의로, 바이든 행정부의 미중 관계 풍향계라고도 할 수 있다.


    미국은 무역, 인권, 기술, 역내 문제 등을 가감 없이 전달하며 중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겠다는 강경론을 피력하고, 중국 역시 핵심 이익이 의제로 올라올 경우 만남 이상의 결과물을 내놓기 어렵다는 뜻을 내비치며 신경전을 펼치는 상황에 이뤄진 만남이다.


    양측은 취재진을 앞에 두고 상대의 정치체제와 국제사회의 전략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데 공을 들였다.


    취재진에 공개되는 모두발언은 2분씩으로 약속돼 있었으나 흥분한 상태로 공방이 되풀이돼 1시간이 넘게 지속됐다.


    보통 언론에 수분 동안만 공개되고 끝나는 모두발언이 무려 1시간 이상이나, 그것도 언론 카메라를 앞에 둔 채 양측의 날선 공방이 고스란히 중계되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포문은 블링컨 장관이 열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규칙에 기초한 질서 강화에 전념하고 있다며 중국의 행동이 글로벌 안정성을 유지하는, 규칙에 기초한 질서를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규칙에 기반을 둔 질서를 대체하는 것은 승자가 독식하는 세계이자 훨씬 더 난폭하고 불안정한 세계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신장 지역을 포함해 중국의 행동에 대한 깊은 우려를 논의할 것"이라며 홍콩, 대만,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 동맹을 향한 경제적 강압이 대화에 오를 것이라고 압박했다.


    신장, 홍콩, 대만은 중국이 내정 간섭이라며 미국의 개입을 극력 반대하는 주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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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래스카 미중 고위급 회담 참석한 블링컨·설리번


    그는 중국이 취하는 일부 조치에 관한 깊은 우려를 다른 나라로부터 듣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의 우려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할 것이라며 "우리는 갈등을 추구하지 않고 치열한 경쟁을 환영한다. 그러나 우리 국민, 친구들을 위해 원칙을 옹호할 것"이라고 가세했다.


    이에 양제츠 정치국원의 반격은 거셌다.


    그는 미국이 다른 나라를 압박하기 위해 군사력과 금융의 우위를 활용한다면서 국제무역의 미래를 위협하기 위해 국가안보 개념을 남용한다고 비판했다.


    미국이 중국 공격을 위해 다른 나라를 선동한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신장, 홍콩, 대만은 모두 분리할 수 없는 중국의 영토라며 중국은 미국의 내정 간섭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양 정치국원은 미국이 내부 불만도 해소하지 못하면서 미국식 민주주의를 다른 국가에 증진하려고 한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양 정치국원은 "미국의 인권이 최저 수준에 있다", "미국에서 흑인이 학살당하고 있다"며 미국의 통치체계에 대한 비난과 비아냥을 쏟아냈다.   

    그는 "미국이 자기 이미지를 쇄신하고 세계에서 미국식 민주주의를 증진하는 것을 그만두는 게 중요하다"며 "실제로 미국 내에 있는 많은 사람들도 미국의 민주주의에 신뢰를 거의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미국식 민주주의의 불신 사례로 경찰관의 흑인살해 문제나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등 차별반대 캠페인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양 정치국원이 블링컨 장관의 모두발언에 대응해 무려 15분이나 중걱어로 '반격 연설'을 쏟아냈다면서 그 사이 미국 대표단은 통역을 기다리며 듣고 있어야 했다고 전했다.


    왕이 부장은 중국 대표단이 미국의 초청으로 미국에 왔다면서 새로운 제재를 발표하는 것은 손님을 환영하는 방법이 아니라고 반발했다. 미국이 최근 중국 통신회사에 대해 추가 제재를 발표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측의 발언이 끝나자 이번엔 미국이 또다시 반격에 나섰다. 블링컨 장관은 양 정치국원의 발언에 '재반격'을 하기 위해, 모두발언이 끝난 줄 알고 나가려는 기자들을 붙잡아놓기까지 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 측은 모두발언이 끝난 뒤 회담장 밖으로 나온 기자들에게 별도 브리핑을 통해 중국 측이 '모두발언 룰'을 어겼다며 불편한 기색을 다시 한번 드러내기도 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중국 대표단이 각각 2분씩 주어진 프로토콜을 어겼다"면서 중국이 기선제압식 연출을 염두에 두고 의도적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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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래스카 미중 고위급 회담 참석한 양제츠·왕이


성채린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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