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언급에 상반된 시선…"尹스타일" vs "정제돼야"
집중 견제 따른 검증 공세에 "리스크 최소화해야" 지적집중 견제 따른 검증 공세에 "리스크 최소화해야" 지적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두테르테식' 발언을 계기로 그의 화법을 두고 다시금 정치권에서 평가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지지층에게 소구성이 있는 고유의 솔직 화법이라는 평가와 야권의 1위 주자에 걸맞게 좀 더 정제된 표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맞선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일 홍준표 의원이 SNS를 통해 '영아 강간·살해범을 사형시키겠다'고 한 것을 두고 "어떻게 보면 좀 두테르테식"이라고 말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취임 후 4천 명에 가까운 마약 용의자를 현장서 사살하는 즉결처형식 대책을 추진한 데 빗대 홍 의원을 비판한 것이다.
그러자 홍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문재인 정권하에서 권력의 칼 노릇을 한 사람이었다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장성민 전 의원은 "혈맹인 필리핀과의 외교를 치명적으로 훼손했다"며 주한 필리핀 대사를 찾아가 정중하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두테르테식'이라는 답변이 사전에 준비된 것은 아니었다는 게 윤 전 총장 측의 설명이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2일 통화에서 "최고 권력자가 형사 사법체계에 개입하는 게 적절치 못하다는 것을 간결하게 설명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발언에 비판이 가해지는 데 대해 "1위 주자의 숙명"이라며 "'윤석열다움'을 잃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선두주자인 만큼 현미경 수준의 검증이 숙명이라고 하더라도 국민의 눈높이와 거리가 있는 언행이 이어진다면 실점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위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게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직설적인 어법으로 국민에게 더 다가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면 일정 부분은 '윤석열 스타일'을 유지하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두테르테식'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과하다는 분석도 이와 맥이 닿아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에 나와 "윤 전 총장 측이 그 정도(외교 결례)까지 생각해 언급한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어 "'두테르테'라는 글자로 표현돼 가볍게 다뤄지는 게 안타깝지만 사형제 폐지는 오랜 논쟁점"이라며 "경선에서 이런 게 등장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한설아 기자 / 더인사이드뉴스